보험료 25% 낮은 '기본형' 실손의료보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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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25% 낮은 '기본형' 실손의료보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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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TF 회의(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오른쪽에서 2번째)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복지부·금융위 공동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kimsdoo@yna.co.kr

기본형-특약형 분리…도수치료·주사제는 특약으로 보장
2018년부터 실손보험 '끼워팔기' 전면 금지 
 

내년 4월부터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25%가량 저렴한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보험료를 낮춘 대신 과잉 진료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신데렐라주사·마늘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는 보장하지 않는다.


이런 치료를 받으려면 보험료와 자기부담금이 더 비싼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서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10% 깎아주는 할인 제도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전 국민의 65%인 3천296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하지만 보장 영역이 너무 방대해 과잉 진료나 의료 쇼핑 등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보험사들의 손해율(납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이 높아지고, 보험료가 인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정부가 제도 자체를 수술대 위에 올렸다.


내년 4월부터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을 의무적으로 '기본형'과 '특약형'으로 나눠 판매해야 한다.


실손보험료 상승의 주범이 되고 있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MRI 검사 등 5가지 진료는 원하는 사람만 보험료를 더 내고 보장받을 수 있도록 특약으로 분리했다.


기본형 실손보험에 가입하면 5가지 진료행위에 대한 보험금을 받을 수 없을 뿐 대다수 질병·상해치료를 보장받을 수 있다.


보험금은 40세 남성·여성 기준으로 26.4% 저렴하다.


특약 가입자의 자기부담비율은 20%에서 30%로 높인다.


'본전 뽑기'식의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약에 가입해도 보장 횟수와 한도가 설정된다.


도수치료는 연간 50회, 연간 누적 35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MRI는 입원·통원 구분 없이 연간 보장 한도를 300만원으로 뒀다. MRI는 기존 실손보험의 통원한도(30만원)보다 검사 비용이 비싸 실비 보장을 위한 불필요한 입원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었다.


정부는 의료기술 발달로 과잉 진료를 촉발하는 '제2의 도수치료'가 나타날 경우 이를 새롭게 특약으로 만들어 '기본형 실손보험'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4월 이후 실손보험에 가입한 신규 가입자부터는 가입 이후 2년간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다음 1년간 보험료를 10% 할인해준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유불리를 따져보고 새로운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다.


실손 의료보장이 대부분 특약 형태로 부가돼 있는 데다 갈아타는 과정에서 기존 상품의 보험금 청구 실적에 따라 가입이 거절될 가능성이 커 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쉬운 전환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2018년 4월부터는 실손보험을 암보험 등 다른 보험과 묶어 팔지 못한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122% 수준으로 높고, 판매수당이 적은 실손보험을 손해율이 낮은 사망보험, 암보험 등과 함께 팔아왔다.


작년 말 현재 실손보험에만 따로 가입한 '단독형' 비중은 3.1%에 불과하다.


실손보험을 다른 보장 보험과 패키지로 팔면 보험료가 월 10만원 내외로 높지만, 실손보험만 따로 가입하면 월 1만~3만원대로 낮아진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절차는 간소화된다.


내년 중 모든 보험사가 모바일 앱을 통한 청구 서비스를 시작하고, 보험사 홈페이지에선 회원가입 절차 없는 청구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재직 중에만 보장되는 단체실손보험 가입자가 퇴직 후에 개인실손보험으로 연결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 중 연계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개선안에 대해 보험업계는 과잉 진료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 보험회사 관계자는 "특약 별로 보장 한도·횟수를 제한한 점이 과잉 진료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비급여 의료 항목의 표준화, 진료비 내역서 공개 등 병원별로 제각각인 진료비의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빠르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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