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사운드에 전자음·뽕끼·랩 버무린 서태지, 또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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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사운드에 전자음·뽕끼·랩 버무린 서태지, 또 1위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10개 음원차트 정상
장르의 난해함 선명한 멜로디로 상쇄…기득권 풍자 가사 담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서태지의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이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16일 0시 온라인에 공개된 9집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은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멜론, 엠넷닷컴,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지니, 벅스, 소리바다, 몽키3뮤직, 싸이월드뮤직 등 10개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 곡은 앞서 선보여 음원차트 1위를 휩쓴 '소격동'과 궤를 달리하는 일렉트로닉 밴드 사운드로 서태지가 지난 20여 년간 록에 뿌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 실험을 한 내공이 오롯이 엿보이는 노래다.  

 

리얼 밴드 사운드에 하우스 비트, 트랩(Trap)과 덥스텝(Dubstep)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는 다양한 사운드와 효과음을 배치해 다소 친절하지 않게 들리지만, 도입부부터 선명한 '뽕끼' 멜로디를 더해 장르의 난해함을 상쇄했다. 여기에 랩까지 더해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강조했다.

공식을 파괴하는 장르의 융합과 함께 노랫말에서도 색다른 프레임을 들이대며 세태 풍자를 하는 서태지 특유의 장난기와 위트가 가득하다. 

 

'울지마 아이야/ 애초부터 네 몫은 없었어/ 아직 산타를 믿니?'라며 크리스마스의 산타와 핼러윈 괴물이라는 관념화된 선과 악의 역할을 뒤집은 가사가 귀를 사로잡는다.

 

'나 역시 몸만 커진 채 산타가 되었어/ 이것 봐 이젠 내 뱃살도 기름지지', '밤새 고민한 새롭게 만든 정책 어때/ 겁도 주고 선물도 줄게/ 온정을 원한 세상에' 등 산타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달콤한 약속을 비튼 노랫말은 우리 시대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은 듯하다.

 

이러한 해석은 서태지가 그간 한국의 일그러진 교육 현실을 비판한 '교실이데아',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으로 물든 세상을 질타한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가버렸다고 외친 '시대유감', 인터넷의 폐해를 노래한 '인터넷 전쟁' 등을 통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이번 노래는 서태지가 추구하는 음악적인 시도를 대중적인 사운드로 포장하면서도 노랫말에는 사회를 향한 날 선 시선을 간과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소속사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가 시도한 '일렉트로닉의 리얼 사운드 표현'이라는 실험을 가장 성공적으로 완성한 곡"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서태지가 주인공인 밴드 버전이다.

 

서태지와 함께 TOP(기타), 강준형(베이스), 최현진(드럼), 닥스킴(키보드) 등의 멤버들이 흥겨움과 긴장이 뒤섞인 강렬한 모습으로 연주하며 곡의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스토리와 드라마가 포함된 본편 뮤직비디오는 오는 18일 네이버와 진행하는 생중계 라이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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