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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점포에 불만 켜놓고 있어요"…불경기에 문 닫는 점포 속출

기사입력 2016.12.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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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요."


    경남 김해시내 장유1동 한 상가 건물에서 만난 식당 주인 김모(53) 씨는 이달 말 가게를 정리할 계획이다.

    더는 버틸 힘을 잃었다.

    올 초 개업 때는 주방과 홀에 종업원 2명도 있었지만 지난 10월 모두 내보냈다.


    아내는 주방으로, 자신은 홀을 담당하며 겨우 버티다 임대료조차 내기 어렵게 돼 결국 1년만에 문을 닫기로 했다.


    상가에는 가게 문을 연지 2~3개월도 못 버티고 간판을 내리고 '임대' 안내판이 붙은 곳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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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월 가게 임대료를 내지 못할 만큼 어려운 점포도 부지기수다.


    창원시내 한 대단지 아파트를 낀 상가 건물 곳곳에는 최근 수개월째 관리비를 체납한 점포를 알리는 공고문도 나붙었다.


    무려 14개월째 관리비를 체납한 점포도 있다.


    소규모 식당부터 학원, 병원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이 상가는 관리규약에 따라 3개월 이상 관리비 체납자를 공고하고 있다.


    상가 관리소는 4개월 이상 체납 시 전기, 수도, 전화차단 등을 하겠다며 점포에 통첩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급명령이나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비용은 체납자에게 부담토록 하는 법적인 절차를 밟는 계획도 고심 중이다.


    관리소는 "관리소 도급용역비 미지급 등 상가 관리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장기화하고 있는 경기침체로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창원시 상남동 상업지역 상가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낮 시간대엔 손님들을 찾기 어려울 만큼 썰렁하다.


    저녁에도 상가 건물 외벽에 화려한 조명을 켜고 있지만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수두룩하다.


    한 상가 가게 주인 박모(49) 씨는 "전체 상가 운영을 위해 할 수 없이 함께 점포 불만 켜놨을 뿐 가게 내부는 빈 곳이 많다"며 "한마디로 속 빈 강정"이라고 말했다.


    성탄절 등 연말 특수도 실종됐다.


    연말 주차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시내 상가 주차장에는 저녁 시간에도 빈 곳이 많았다.


    김해시 내외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남모(51) 씨는 "직장 송년회도 함께 식사만 하고 1차에서 끝내 버려 업종을 전환하거나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김해시가 파악한 지역 소상공인 점포 수는 대략 3만4천곳.


    시는 이 가운데 시내보다 외곽, 규모가 큰 상가보다 소규모 상가에 입점한 점포일수록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 소상공인지원팀은 "경기침체로 힘든 상인들이 많아 내년에는 소상공인 육성자금 지원을 늘리고 상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김해센터 등을 찾아 적극적인 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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