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정 컨트롤타워 기능 상실…40일째 국정회의 올스톱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靑, 국정 컨트롤타워 기능 상실…40일째 국정회의 올스톱

14803039602319.jpg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탄핵·국조·특검' 쓰나미에 속수무책…종일 내부회의만 진행
朴대통령, 일주일째 사표반려도 못해…靑, 개헌동력 상실도 인정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최순실 사태로 퇴진 압력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탄핵과 특검, 국정조사의 쓰나미가 한 번에 몰려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국정 컨트롤타워 기능을 상실한 채 해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매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는 것과 맞물려 국회의 탄핵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고 특검과 국조 일정도 착착 진행되고 있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온종일 내부회의만 진행하면서 별다른 대응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14803039550998.jpg청와대가 바라다보이는 광화문 거리의 빨간불 신호등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에 켜진 빨간 신호등 뒤로 연무 속에 청와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16.11.27 hihong@yna.co.kr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이후 이날까지 40일째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등 국정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외교·안보·경제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회의를 통해 발신하는 메시지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로우키 국정'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단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탄핵 전에 입장을 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탄핵안 발의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진솔하게 다시 한 번 사과하면서 탄핵 사유에 대해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도 이런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내부회의를 계속 열고 메시지 내용과 형식, 시기 등에 대한 의견을 계속 조율하는 한편 박 대통령과도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의 종일 진행되는 이 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여기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나왔으나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등의 이유로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1·2차 대국민사과가 진정성 면에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것도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탄핵으로 인한 직무정지 전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번 메시지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참모는 28일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지만 특별하게 진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면 조사를 압박하는 검찰발로 '피의자 박 대통령'의 혐의 내용이 계속 보도되고 있지만 이에 즉각 대응하는 박 대통령 변호인의 목소리도 찾기 힘든 상태다.


정국 상황은 물론 검찰 수사에조차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탄핵 등 정무 현안 대응에 몰입하면서 정책 현안은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정무·홍보·민정수석 등이 수시로 회의를 열어 탄핵정국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 등 정책라인은 이 회의에 고정멤버로 참여하지 못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정책 대응에서 누수 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교과서 반기에 청와대가 지난 주말 제동을 걸었지만, 탄핵에 직면한 박 대통령이 국정교과서 방침을 끝까지 관철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사정라인 수뇌부 사표 문제도 정리가 안 되고 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최재경 민정수석은 22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날까지 반려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김 장관이 사의 의사를 강하게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사표 반려 여부 자체를 보류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나아가 정치권 일부에서는 국가 과제인 개헌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사실상 정부 주도의 개헌추진 동력 상실을 인정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이후 정부 내 개헌추진 움직임에 대해 "지금 추진되는 게 있겠는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14803039577376.jpg연무, 그리고 청와대(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7일 오후 서울 경복궁 뒤편으로 연무 속에 청와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16.11.27 hihong@yna.co.kr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