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30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일 여중생과 여중생의 어머니·외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모(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9시 광주 서구 치평동 모 아파트에서 A(14·중1)양과 A양의 어머니 B(41)씨·외할머니(68)를 차례로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A양의 어머니 B씨와 3년간 연인 관계로 지내왔으며 최근 관계가 소원해지자 환심을 사려고 들렀다가 다툼을 벌이던 중 홧김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오후 7시께 인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A양의 외할머니가 집에 들르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둔기로 살해하고 이어 학원에서 돌아온 A양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이 사건당일 꽃바구니를 들고 여중생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모습이 찍힌 CCTV화면. (광주 서부경찰서)

 

김씨는 B씨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함께 알고 지내던 B씨의 친구도 살해하려고 전화를 걸어 집에 들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시간가량 집에 머무르며 B씨의 친구를 기다리던 김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주한 김씨는 자살 시도를 했지만 실패하고 전북 고창의 야산에서 은신하다가 추적에 나선 경찰에 검거됐다.

김씨는 A양이 결석하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살해된 이들 일가족을 발견했다.

경찰은 아파트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고 B씨 친구의 증언을 토대로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사건 현장에서 현장 검증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