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하고 뚝심있는 배우, 1순위로 박해일 떠올렸죠"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실하고 뚝심있는 배우, 1순위로 박해일 떠올렸죠"

 

'제보자' 임순례 감독…"유연석, 정말 어려운 역 잘 해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새 영화 '제보자'는 배우 박해일(37)과 임순례 감독이 13년 만에 다시 만났다는 사실 때문에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송골매 노래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을 열창하던 풋내 나던 소년은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아저씨가 됐다.

 

"영화 캐스팅을 위해 진실하면서도 뚝심 있는 배우를 생각했을 때 1순위로 박해일 씨를 떠올렸어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 감독은 진실을 알리고자 '대한민국 모두와 맞선' 탐사보도 PD 윤민철 역에 박해일을 낙점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박해일 씨는 연기에 대한 집중력이 정말 뛰어난 배우예요. 그래서 윤민철 PD라는 인물을 같이 만들어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박해일은 그렇게 13년 만에 받은 임 감독의 출연 제의가 "정말 반가웠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임 감독이 왜 자신을 캐스팅한 것 같으냐는 물음에 머뭇거리더니 "언론인 윤민철 캐릭터를 위해 배우 박해일이나 자연인 박해일에게서 가져가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해일은 임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무엇이라도 하나 맡으면 열심히 하는 박해일의 노력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다고 임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해일 씨가 언론인이나 방송에 대해 잘 알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어요. 매일 제게 인터넷 기사도 링크해서 보내주면서 '감독님, 이것 보셨어요'라고 물어오고. 영화 찍는 사이 기자가 다 됐어요.(웃음)" 

영화를 지배하는 소재인 줄기세포 분야 공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관련 방송 테이프만 해도 수십 개를 넘겨줬는데 그걸 모두 본 박해일을 보면서 임 감독은 "연기력과 집중력만 믿고 캐스팅했는데 정말 PD같이 변했다"며 흡족해 했다.

 

또 다른 주연 유연석(30)과 임 감독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연석을 스타로 만든 '응답하라 1994'를 보지 못했지만 '혜화동'(2011)을 비롯해 여러 영화에서 그를 눈여겨 봤던 임 감독은 그가 연기한 제보자 심민호 팀장 역할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잘했다"고 평가했다.

 

"심민호는 내적으로 깊은 갈등도 안고 있는 데다 박해일이라는 배우와 맞서면서도 밀리지 않는 인물이어야 했어요. 그러면서도 출연 비중이 작잖아요. 사실 배우로서는 선뜻 출연하겠다고 하기 어려운 역일 수도 있죠."

임 감독은 "유연석 씨가 제 생각보다 어리고, 극중 심민호가 아빠이다 보니 어떻게 보일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안경을 씌우고 류현경 씨와 짝을 지어 보니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이에 대해 "임 감독님이 박해일·이경영 선배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배우를 찾고자 여러 고민을 하셨을 것"이라면서 "감독님이 저 한 명만 (염두에) 두고 보시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믿음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감독과 박해일·유연석을 주축으로 한 배우들간 호흡은 '제보자'가 꽤 괜찮은 상업 영화가 되는 일을 가능케 했다.  

 

"저는 주문만 했지, 제 주문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궁금했는데 제가 생각한 만큼 박해일 씨가 잘 만들어냈어요. 유연석 씨는 정말 생각도 열심히 많이 하는 친구더라고요."(임순례 감독) 

 

"임 감독님은 지난 13년간 크게 변하지 않은 점이 대단하시죠. 달라진 점이라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더 단단하게 하면서도 어떤 쪽에서는 더 유연하게 하시는 거요."(박해일) 

 

"제가 언젠가 임 감독님을 엄마 같은 존재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냉철하게 이끄시면서도 품어주실 때는 또 따뜻하게 품어주시는 분이에요."(유연석)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