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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다가오니 아픈 친정엄마 생각에…" 결혼이주여성들 눈물

기사입력 2016.09.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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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라 엄마가 더 그립다'(아산=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결혼이주여성 네레사 조코솔(29)씨가 추석을 앞두고 필리핀 친정 어머니가 보고싶다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6.9.9. yykim@yna.co.kr

    "명절엔 친정가족이 더 그리워…고향음식 실컷 먹고 싶다"

    (아산=연합뉴스) = "발을 다치고 허리도 아파 고생하시는 (친정) 엄마를 보고 싶은데 가지 못하니 속상해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네레사 조코솔(29·충남 아산시 신창면)씨는 명절 때면 늘 그랬지만 올해는 아픈 엄마 생각에 더 가슴이 아리다.



    마닐라에서 차로 45분 정도 떨어진 일루일루에서 살다 결혼과 함께 한국에 정착을 한 지 5년째인 그는 9일 "추석이 다가오니 엄마가 많이 보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온양온천역 건물 1층 아산시 외국인외국인배움터에서 만난 네레사씨는 2012년 결혼해 첫 아이를 낳고 2년 전에 한 번 친정나들이를 했다. 하지만 올해 예순인 친정어머니의 건강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소식에 우울하다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데 세 살 아래 남동생까지 심장이 안 좋아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라 정작 엄마는 아픈 내색도 못 한다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전화하면 안 아프다고 그래요. 그런데 동생 말로는 '엄마가 많이 아픈데 나 때문에 안 아픈 척 하는 거래요"라고 말한 그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엄마가 우리 둘을 키우셨는데 내가 시집오면서 더욱 힘겨워하신다"고 안타까워 했다.


    몸이 편찮으셨던 시어머니까지 지난 달에 돌아가셔 더욱 친정어머니가 그립다고 했다.


    "자동차부품업체에 근무하는 남편이 시어머니 병원비로 돈도 많이 쓰고, 아픈 동생을 생각해 필리핀으로 돈을 보내줘 당장은 돈이 없어 가지도 못 할 형편"이라는 그는 "12월쯤에는 한 번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애써 기대감을 보였다.


    2008년 캄보디아에서 시집와 국적을 취득한 최민정(34)씨도 친정집이 그리운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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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나들이 또 하고 싶어요'(아산=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다문화 바리스타 카페 '어반 포리스트' 여성들이 '친정엄마가 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6.9.9 yykim@yna.co.kr

    '루이 속헨'이라는 캄보디아 이름보다 '민정'이가 지금은 더 익숙해졌지만, 마음 속은 항상 프놈펜에서 차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사는 부모님을 찾아뵙고 방앗간 일을 돕고 돼지치기 하는데 일손도 보태고 싶다. 그러나 포기했다.


    "2년 전 딸(7), 아들(5)을 데리고 친정에 다녀왔어도 딸 다섯 중 맏이인 탓인지 유난히 친정식구들이 그립다"고 했다.


    아산시 온천동 아산글로벌가족센터 2층 다문화 바리스타 카페 '어반 포리스트'에서 능숙하게 커피를 뽑아내던 그는 "캄보디아 추석은 한국보다 1주일가량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연휴가 끝나면 더욱 허전한 느낌이 들 것 같다"며 유창한 한국어로 말을 했다.


    베트남 출신 바리스타 김서연(29·여·누엔 티 몽 뚜엔)씨도 첫아들 낳고 한 번, 둘째 아들을 낳고 한 번 등 모두 두 번 친정에 다녀왔는데 셋째 아들을 낳고는 친정에 가지 못했다.


    김씨는 "지난 2014년 이후 2년째 호찌민시에서 차로 다섯 시간 가량 가야 하는 깐터시의 집에 가보지 못했다"며 "고향 음식과 과일, 특히 망고와 망고스틴을 실컷 먹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가 삶아주는 쌀국수, 달걀과 고기가 들어간 빵도 정말 맛있는데 추석이 되면 더욱 생각난다"며 금세 눈가가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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