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자리만 소폭교체"…靑출신·관료중용 '국정안정'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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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자리만 소폭교체"…靑출신·관료중용 '국정안정' 방점

14713248954632.jpg당초 4∼6개 중폭 개각 관측 나왔지만 3명 교체로 최소화
'국정과제 완수ㆍ부처 기강 다잡기' 독려 의미
장관 내정자 3명 서울ㆍ영남출신…호남발탁 관측 있었으나 능력위주 선발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3개 부처를 대상으로 소폭 개각을 단행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靑 "꼭 필요한 자리만 소폭교체" = 박 대통령은 문체부 장관에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내 현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조윤선 전 장관을 내정했다.

또한, 정부 출범후 원년멤버로 교체 필요성이 거론돼온 농림부와 환경부 장관에는 정통 관료 출신인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과 조경규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각각 발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유지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꼭 필요한 자리만 소폭 교체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 문체부, 농식품부, 환경부가 국정운영에서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어서 보다 전문성이 있고 리더십이 있는 장관을 내정해 정책 추진을 강하게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 부처 외에 개각 대상으로 여권 내에서 거론되던 미래창조과학부와 외교부, 노동부는 모두 유임됐다.

차관급 4명에 대한 인사가 함께 발표되기는 했지만 4∼6명의 장관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당초 여권 내 예상보다는 폭이 줄어든 결과다.

이는 4·13 총선 참패 직후부터 제기된 인적쇄신론에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고 응수한 박 대통령이 여론의 압박에 쫓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끌고가겠다는 뜻을 담은 인사로 분석된다.

특히 다음달 정기국회 시작을 앞두고 행정부 혼란을 최소화하는 한편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 첫 장관급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융성 동력 불어넣기…원년멤버 농림ㆍ환경 교체로 분위기 일신 = 문체부의 경우 현 정부 양대 정책기조인 문화융성의 1단계 토대를 마련한 만큼 현 정부 핵심인사인 조윤선 내정자를 통해 콘텐츠ㆍ관광ㆍ스포츠 등 문화산업 전반에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박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하고 집권 후에는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차례로 지낸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개각 브리핑에서 "조 내정자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정부와 국회에서의 폭넓은 경험과 국정 안목을 토대로 문화융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해 이런 해석을 뒷받침했다.

또한,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현직 장관이 이번에 유임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더불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원년 멤버'였다는 점에서 꽉 막힌 인사적체를 뚫어주고 해당 부처의 공직기강을 다잡는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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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의 경우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세먼지 대응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따라가지 못하는 안이한 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문책의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내정자와 조경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각각 행정고시 출신으로 관료 경험이 풍부해 안정적인 정책 집행과 차질없는 국정 운영을 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청와대 출신ㆍ관료 중용 법칙…국정과제 완수 고삐 = 새로 내각에 입성한 내정자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청와대 출신 인사와 관료들로 친정 체제를 구축,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 고삐를 죄었다는 것이다.

자칫 레임덕에 접어들 수 있는 임기 말 공직사회를 독려해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의 국정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관급 인사에서도 이같은 원칙이 관철돼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과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이 각각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농촌진흥청장으로 임명됐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청와대 출신 관료를 일선 현장에 배치했다는 의미가 크다.

문화융성과 더불어 현 정권의 양대 기조인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창조과학부도 당초 유력한 개각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최양희 현 장관이 기대 이상으로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수행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유임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1일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탕평인사와 균형인사 등을 건의하면서 호남인사나 야당 또는 여당 내 비주류 인사가 전격 발탁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으나 새 장관 내정자는 서울ㆍ영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국무조정실 2차장으로 새로 임명된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이 이날 발표된 장·차관급 인사 중 유일하게 호남인 전북 순창 출신이다.

탕평인사 원칙은 항상 고려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번 개각에선 능력 위주로 안정적 국정운영에 방점을 두고 선발했다는게 청와대의 전언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이날 개각을 통해 필요하면 그때그때 소폭으로 인사를 하는 기존 스타일을 재확인한 만큼 연말이나 연초에 소폭으로 마지막 개각을 단행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개각 명단 발표 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여당 지도부에 주요 개각 내용을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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