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6개월 대장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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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6개월 대장정 돌입

28일 공식 개막 앞서 한국관 개관
'전선에서 알리다' 주제로 다양한 작품 선보여

(베네치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세계 최대 건축 축제인 '2016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이 28일(현지시간) 공식 개막에 앞서 26일 한국관을 개관하는 것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15회째를 맞은 이번 건축전의 주제는 '전선(前線)에서 알리다'(Reporting from the Front)이며,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가 총감독을 맡았다.


칠레 출신의 아라베나는 '사회 참여적 건축 운동'을 벌여온 인물로,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지으면서 나중에 거주자들이 쉽게 증축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남겨두는 독특한 설계를 고안했다.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건축을 추구하는 아라베나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을 건축가들이 직면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가 구성하는 본전시는 과거에 조선소였던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며, 37개국 88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그중 50명은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처음 초대됐고, 33명은 40세 이하 작가다.


한국에서는 설치미술가 최재은(63)이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와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한 프로젝트 '꿈의 정원'으로 본전시에 나선다. 건축전 본전시에 우리나라 작가가 참여하는 것은 4년 만이다.


그는 비무장지대에 3∼6m 높이의 공중정원과 보행로를 만든다는 개념의 작품 '꿈의 정원'을 20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선보이고, 비무장지대 철책선을 일부 가져와 전시한다.


또 1904년 발발한 러일전쟁부터 오늘날까지 110여년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비무장지대가 조성된 과정을 조명하는 영상 작품도 공개한다.


국가관 전시는 자르디니에 있는 30개 상설 국가관, 아르세날레와 베네치아 시내에 마련되는 비상설 국가관으로 구성된다.


스위스관은 '우연적 공간', 이탈리아관은 '양호-공공 이익을 위한 기획', 영국관은 '가정 경제', 페루관은 '아마존 전선'을 주제로 각각 전시 공간을 꾸민다.


또 이번 건축전에 처음 참가하는 필리핀관은 '무혼: 성장기 도시의 흔적', 예멘관은 '아름다운 예멘', 나이지리아관은 '줄어든 수용량'을 주제로 정했다.


한국관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바닥 면적의 합계)의 비율을 의미하는 '용적률'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관 전시 구성을 맡은 큐레이터는 "건축전에서 용적률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연립주택과 저층 상가가 용적률 게임이 펼쳐진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넓은 집을 원하는 의뢰인과 용적률을 제한하는 법 사이에 끼인 존재가 건축가"라면서 "정해진 환경에서 건축가가 어떤 방식으로 용적률을 높여왔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인 김성홍 예술감독이 총괄하고 신은기, 안기현, 김승범, 정이삭, 정다은 공동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관이 뉴욕타임스 스타일 매거진으로부터 예멘관, 폴란드관, 미국관, 네덜란드관 등과 함께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국제미술전이 열리지 않는 짝수 해에 개최되며, 올해는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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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출품된 작품 '돔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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