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軍, 송중기 말투 "신경쓰이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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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김귀근의 병영톡톡> 軍, 송중기 말투 "신경쓰이지 말입니다"

'다·나·까 말투 개선지침'에 역행…국방부 '난처한 입장'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 관계자들은 요즘 인기를 끈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 유시진 대위(배우 송중기 분)의 군대식 말투가 신경 쓰인다고 말한다.


가상의 국가 우르크에 파병된 특전사 대원들의 활약상을 그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유 대위가 '~하지 말입니다'란 군대 말투를 히트시켜 심지어는 군대 내에서도 이 말투를 따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군인들의 활약상을 담다 보니 장병들이 동질감을 느껴서인지 유 대위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유 대위의 군대 말투는 국방부가 될 수 있으면 쓰지 말아 달라고 이미 장병들에게 권유한 바 있다.


사실 요즘 병사들도 선임에게 '~하지 말입니다'는 식으로는 말하지 않는다. "~했습니까?', ~하십시오'라고 한다.


국방부는 올해 초 '다·나·까'로 끝나는 병영 언어를 바로잡고자 '다·나·까 말투 개선지침'을 일선 부대에 내려보냈다.


'다·나·까' 말투란 군에서 군기를 세우기 위해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정중한 높임말을 사용하도록 한 데서 생겨난 독특한 군대 말투다. 하급자가 '∼다', '∼까'로만 말을 맺도록 하다 보니 갓 입대한 신세대 병사들은 어색하기 짝이 없는 말투이다. 그래서 병사들 사이에서는 '∼하지 말입니다'와 같은 어색한 말투가 통용됐다.


이에 국방부는 "다·나·까 말투만 사용하도록 하던 것을 상황과 어법에 맞게 개선해 사용하도록 교육하라"고 일선 부대에 지침을 내린 것이다.


교육훈련과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정중한 높임말인 '∼했습니다', '∼했습니까?'라고 하되 병영생활관에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거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하세요', '~했어요?'로 해도 된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이런 지침이 막 시행되고 있는 찰나에 부대 곳곳에서 '~하지 말입니다'라는 말투가 오히려 더욱 도드라지자 군 관계자들은 헛웃음만 치고 있다. 인기 드라마의 위력 앞에서 그저 속수무책인 까닭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송중기의 말투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병사들에게 가급적 상황에 맞는 병영언어를 사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면서 "집에서 아이들도 송중기 말투를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당사자인 송중기는 최근 언론 간담회에서 "'~하지 말입니다'라는 말투를 군대에서 안 쓰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 생각에 정답은 군대마다 다르다는 것"이라며 "저는 '그러게 말입니다' 같은 말을 선임이나 간부에게 자주 썼다"고 말했다.


주인공의 군대 말투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이번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 특전사의 장비는 대폭 보강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특전사 장비 보강을 위해 예산 200억원을 확보해 놓고 있다고 한다. 특전사령관을 지낸 장준규 현 육군참모총장도 특전사 장비 보강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군 관계자는 "군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이 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확 바꿔놓은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기회로 구식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특전사가 한 단계 더 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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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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