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의 첫 도전…평창 녹인 격정의 재즈

기사입력 2016.02.26 13:55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14564624441400.jpg'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재즈에 첫 도전(서울=연합뉴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25일 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 협업무대로 재즈에 처음 도전하고 있다. << 평창겨울음악제 제공 >> pdj6635@yna.co.kr
    평창겨울음악제서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협업무대

    (평창=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매서운 꽃샘추위에 오후부터 내린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25일 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의 50분에 걸친 공연으로 콘서트홀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쯤 드디어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8)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이날 공연은 28일까지 강원도 알펜시아리조트 일원에서 열리는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이자 정경화가 생애 처음으로 재즈 연주에 도전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정경화는 이 공연에서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나윤선, 울프와 함께 2곡을 연주했다. 대중에도 익숙한 재즈곡 '고엽(Autumn Leaves)'과 울프가 정경화를 생각하며 클래식과 라틴음악을 접목해 작곡한 신곡 '그란디오소(grandioso·웅장하게)'이다.


    이번 음악제의 공동예술감독 자격으로 공연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정경화는 "어릴 때부터 재즈를 들으며 잠들만큼 많이 들었지만, 그동안 연주할 기회가 없었다"며 "어릴 때는 이런 종류의 자유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다. 나윤선을 만나고 나서 용기를 냈고, 정말 (이번 무대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고엽'으로 나윤선의 스캣, 울프의 기타와 진한 호흡을 맞춘 정경화의 재즈는 '그란디오소'에서 폭발했다.


    기타와 바이올린의 메아리처럼 시작한 음악은 나윤선의 스캣과 만나며 마치 세개의 현악기가 합주하는 듯한 소리를 빚어냈다. 점점 빨라지는 리듬 속에 평소보다 자유로운 '여제'의 활은 격정적으로 춤추며 무대를 달궜다.


    14564624379976.jpg
    정경화는 나윤선이 노래하거나 스캣을 할 때 리듬에 맞춰 고개와 몸을 흔드는가 하면 연주하는 도중에도 나윤선과 눈을 맞추며 간간이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의 말대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15분에 걸친 그의 연주가 모두 끝나자 공연장을 채운 600여 명의 관객들은 클래식 공연장에서 흔히 듣는 환호보다 한 톤 높은 함성과 함께 갈채를 보냈다.


    정경화는 연주를 마치자 "하하하" 하는 특유의 호쾌한 웃음과 함께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재미있지만 쑥스럽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공연 전 "세계적인 거장과 무대에서 만나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꿈도 꿔보지 못했다"고 한 나윤선은 정경화가 '고엽' 연주를 마치자 "선생님이 계속 재즈를 하셔야 할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날 연주회가 모두 끝난 뒤 정경화가 나윤선의 손에 이끌려 다시 무대로 나오자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냈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평창겨울음악제'는 10여 년을 이어온 여름 '대관령국제음악제'와 마찬가지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마련된 행사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