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리멤버' 남궁민 "믿어준 스태프 덕분에 마음껏 연기"

기사입력 2016.02.23 16:01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14562107835580.jpg'분노조절장애' 재벌 2세 남규만 役으로 화제
    "방송심의규정하에서 할 수 있는 나쁜 짓은 다해…TV 악역은 이제 그만"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제가 남규만이라는 사실을 감독님과 스태프, 작가님까지 믿어주신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대사를 외우고 갔어도 (몰입하다보니) 그대로 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바꾸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과 다른 말을 하기도 했어요. 다들 재밌다고 해주시니까 편하게 할 수 있었고 또 그런 장면들이 사랑받아서 좋았어요."


    최근 종영한 SBS TV 수목드라마 '리멤버'에서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찌질이' 남규만 역을 맡아 화제의 중심에 선 배우 남궁민(38)을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그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첫 각본·연출작인 영화 '라이트 마이 파이어'의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다는 그는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었다.


    사진=935엔터테인먼트

    그가 맡은 남규만은 주인공 서진우(유승호 분) 부자에게 비극의 단초를 제공하는 인물. 살인, 강간치상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은커녕 뻔뻔한 태도로 잘못을 남에게 돌리는 악역 중에 악역이다.


    방송 시작 전부터 앞서 흥행한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맡았던 조태오와 비견되기도 했지만 남궁민은 끝간 데 모를 악역 캐릭터에 코믹한 요소를 더해 새로운 악역을 만들어냈다.


    남궁민은 "조태오와 남규만은 큰 테두리만 같을 뿐 연기하는 사람이 다르고 세부 설정도 다르다고 얘기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말에 책임을 진 것 같아 뿌듯하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화제가 됐던 남규만의 '분노 폭발' 모습의 상당수는 놀랍게도 애드리브다. 대본에 자주 등장하는 '화를 내며 뒤집어 엎는다'는 지문에 살을 붙이는 식이었다. "'어필'한다"고 하는 안수범(이시언)에게 "영어할 줄 알아? 스펠링이 뭐야?"라고 한다거나 해외도피를 위해 헬기를 타려는 순간 서진우가 나타나자 "아 저 거지XX 또 따라 왔어"라고 말하는 등의 장면이 대표적이다.


    14562107796186.jpg
    남궁민은 "계속 똑같이 화를 낼 수는 없고 다양한 화내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한번은 사무실에서 화내는 신이 있어서 옆차기로 책을 날려버렸는데 다음에 똑같이 할 수는 없어서 시언(안수범 역)이와 현장에서 합을 짰는데 합이 정말 잘 맞아서 재미있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마음껏 할 수 있게 믿어주고 배려해준 감독님 덕분"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연기지만 극도로 화내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가끔은 머리에 피가 쏠리면서 얼굴에 열꽃 같은 두드러기가 올라오기도 했다고.

    남규만은 처음엔 16~17회에서 죽는 것으로 설정돼 있었지만 실제론 마지막회에서 퇴장했다.


    "남규만은 그냥 다 나쁘다. X쓰레기"라고 말한 그는 "서진우가 남규만을 '처단'하는 게 늦어지면서 답답해하는 시청자분들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남규만이 사라지면 극을 끌고 가는 중심 줄기가 사라지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며 "남규만을 너무 무섭게만 표현하면 연기하는 저도, 시청자분들도 힘들 것 같아서 일부러 어설픈 모습을 통해서 위트를 주려고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귀티나는 외모에 중저음의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주로 젠틀한 캐릭터로 각인된 남궁민이지만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까지 이어지는 최근의 악역 연기로 연기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보고 있다.

    14562107860987.jpg사진=935엔터테인먼트

    남궁민은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저 뭘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TV에서의 악역은 이제 그만해야 할 것 같아요. 장르를 바꿔서 악역을 하면 또 모를까, TV에서는 방송심의규정 하에서 할 수 있는 나쁜 짓은 다 한 것 같아서요.(웃음) 제가 웃고 있어도 무섭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한 두세달 지나면 잊으시지 않을까요? 시청자분들이 남규만을 못 잊으시면 제가 다른 캐릭터로 잊게 해드려야죠. 자신있습니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