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찾아, 가족의 정 찾아…시골로 가는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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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찾아, 가족의 정 찾아…시골로 가는 스타들

"젊은 사람에겐 '힐링', 어르신들에겐 '향수'"

'위대한 유산' '인간의 조건' '오시면 좋으리'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최근 산골 오지 마을을 무대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부쩍 늘면서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북적거리고 있다.

 

도시의 편리한 생활과 부모의 보호 아래 있던 아이들이 낯선 시골에서 자급자족하거나 가족의 빈자리를 느끼던 이들이 시골 어르신들과 함께 정을 쌓아나간다.

 

편리하기는 하지만 무언가에 매인 듯 답답했던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시골의 지루한 듯 잔잔한 일상을 경험하면서 시청자는 '힐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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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시골로조용한 마을 북적이겠네

 

서로에게 소홀했던 부모와 자식간 관계회복을 다뤘던 '위대한 유산'은 새해 들어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위대한 유산-도시아이 시골살이'는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 () 최진실의 아들 최환희, 야구 선수 홍성흔의 자녀인 홍화리·화철, 전 농구 국가대표 현주엽의 아들 현준희·준욱이 시골로 가 보호자 없이 자신들끼리 생활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다.

 

도시와는 전혀 다른 낯선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느끼고 의지할 수 있는 새 가족을 찾는다.

 

그런가 하면 지난 시즌 '도시 농부'에서 도시에서의 농사를 꿈꾸던 '인간의 조건'4번째 시즌을 맞아 아예 시골로 내려갔다.

 

3년 전 어머니를 여읜 최양락, 살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존재를 느껴본 적이 없다는 안정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는 조세호-남창희, 미국에 있는 부모님을 2년에 한 번꼴로 만난다는 스테파니가 각자 시골에서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찾아가 12일 또는 23일간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잊고지냈거나 느껴본 적이 없던 가족의 정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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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본 적 없던 스타들의 소탈한 모습을 보는 건 기본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예측불가 재치있는 모습은 덤이다.

 

종합편성채널 MBN이 수요일 밤에 방송하는 '내가 살고 싶은 할머니집 만들기-오시면 좋으리'는 제주 토박이 할머니 집을 '할망 숙소'로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넉넉한 시골 인심을 담아낸다.

 

'오시면 좋으리'에 연이어 방송되는 '나는 자연인이다'는 아예 속세를 떠나 두메산골이나 외딴 섬에서 자연과 하나돼 살아가는 '괴짜'들을 담았다.

 

2012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빡빡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묘한' 부러움을 사면서 5%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내달 방송되는 O tvN '예림이네 만물트럭'도 이경규 부녀와 작곡가 유재환이 외진 산골 마을의 어르신들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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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도 응답했다"'힐링' '향수' 모두 만족"

 

'시골 예능'의 매력은 일반인, 그것도 때 묻지 않은 시골사람이 등장하기에 가능한 '리얼리티'.

 

뭐든 다해도 되는 시골에서 '물 만난' 통제 불가능한 아이들, 카메라가 무슨 상관이냐며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제 아무리 능수능란한 방송인도, 대본도 소용이 없다.

 

'2002 월드컵'의 반지 키스도, 안정환도 알지만 바로 눈앞에 있는 '살찐' 안정환은 못 알아보고, 한 시대를 풍미한 개그맨 최양락도 그저 발음이 어려운 이름을 가진 '최낙낙'이 되는 모습에 시청자는 색다른 재미를 느낀다.

 

어색한 부모자녀의 관계회복을 목표로 했던 '위대한 유산'은 새해를 맞아 프로그램 제목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꿨고, 그 변화는 성공을 거뒀다.

 

개편 전 2%대였던 시청률이 개편 직후 3.9%(114)로 오른 것.

 

최진실의 아들 환희와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이 가진 화제성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없는 시골에서 여섯 아이들이 복작거리며 털어놓는 속내가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울렸다.

 

언제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어른과 편의시설이 있는 도시를 떠나 아무것도 없는 시골로 갔을 때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공동체 생활을 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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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집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는 환희는 형인 동현이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의지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위대한 유산'의 연출을 맡은 안소연 코엔미디어 PD"시골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해야했던 부모나 젊은 친구들에게는 청량감을, 6070대 시니어분들께는 자신들의 과거를 보는 듯 향수를 주는 것 같다""도시 아이들에게 있기 마련인 어떤 결핍을 시골에서 자연스럽게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D"환희 할머니가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환희가 출연하고 싶다고 해서 허락을 해주셨는데, 환희의 변화된 모습을 보시고 정말 많이 좋아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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