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학력일수록 니트족 비중 커…다른 OECD 국가들과 대조적
"원하는 직장 못 찾고 더 나은 일자리 기다리는 취업준비생 많은 탓"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15~29세 청년 대졸자 4명 중 1명은 교육·훈련을 받지 않으면서 고용 상태도 아닌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족의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높은 것인데, 이는 취업 준비 기간을 늘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취업준비생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OECD 주요 국가 청년 NEET의 특징 및 시사점'(이만우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장) 보고서에 따르면 OECD의 '한눈에 보는 교육지표(Education at a Glance Interim Report) 2015'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한국의 15~29세 청년 중 니트족 비중은 18.5%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중 터키(31.3%), 그리스(28.5%), 스페인(26.8%), 이탈리아(26.1%), 멕시코(22.3%), 헝가리(20.5%), 슬로바키아(19.1%)에 이어 8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5.5%였으며 룩셈부르크(6.1%)와 아이슬란드(7.9%)는 가장 낮은 편이었다.
해당 통계에는 일본과 칠레는 자료 미확보로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2013년을 기준으로 한 자료다.
OECD 보고서는 2012년 기준으로 최종 학력별로 각 국가 15~29세의 니트 비중을 산출한 별도의 통계를 제시했는데, 한국의 대졸자 니트족 비중은 24.4%로 그리스(39.2%), 터키(24.5%) 다음으로 3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12.9%)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국은 중졸(5.1%), 고졸(22.9%)보다 대졸의 니트족 비중이 높은 편이었는데, 이는 대졸보다 중졸·고졸의 니트족 비중이 높은 대부분의 OECD 국가와 대조적이었다.
OECD 평균을 보면 대졸의 니트족 비중이 12.9%로 중졸(15.7%), 고졸(15.6%)보다 낮았다.
예를 들어 한국과 15~29세의 니트족 비중이 비슷(16.3%)한 프랑스의 경우 중졸·고졸·대졸의 니트족 비중은 각각 19.0%·17.6%·11.0%로 학력이 높을수록 낮았다.
이는 영국(25.1%·14.9%,·9.5%)이나 네덜란드(8.0%·5.9%·3.9%), 멕시코(25.7%·17.8%·16.3%)도 마찬가지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만우 팀장은 "한국의 대졸자 중 니트족 비중이 특히 높은 수준인 것은 고학력 청년들이 실업 상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취업 준비기간을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구직 단념자가 많다기보다는 대학이나 정규 교육기관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비정규교육기관에 준비 중인 청년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이나 고시족(고시 준비생) 역시 니트족에 포함된다.
이 팀장은 "고학력·비경제활동 니트족이 많은 한국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고용복지정책이 필요하다"며 "직업 교육이나 역량 개발 훈련 같은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 보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