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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로부터 내 아이 지키자"…컴퓨터 배우는 무슬림 엄마들

기사입력 2015.11.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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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무슬림 엄마들이 이슬람국가(IS)의 온라인 선전전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컴퓨터 배우기에 나섰다.

    멜버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에서 최근 탈출한 여성 15명이 컴퓨터 학습에 여념이 없다고 지역 일간지 디 에이지가 28일 보도했다.


    이들은 IS 조직원들의 온라인 전쟁에 맞서 아이들을 지키겠다며 컴퓨터 기초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최근 15세 아이가 경찰청 민간인 직원을 살해하는 등 무슬림 청소년의 급진화 현상이 부각되면서 무슬림 엄마들의 상당수는 혹시 자녀들이 IS의 선전에 넘어갈까 봐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호주다문화재단 관계자는 "엄마들은 가정에서 신뢰를 받는 정신적 지주로,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처음으로 알아챌 수 있다"라고 이번 교육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생 중 한 명인 아프가니스탄 출신 투르파이카이 바에스는 아들 3명 등 자녀 4명에게 좀 더 안전한 생활을 제공하고 싶어 2010년에 전쟁을 피해 호주로 왔다. 하지만 아프간 반군 탈레반과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안심이 되면서도 인터넷을 통한 그들의 선전전이 강화되면서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형편이다.


    바에스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아이들이 항상 밖에서 뛰어놀았고 인터넷도 마음대로 쓸 수 없었지만, 지금은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다"라고 신문에 말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이용자들 간에 게임을 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정보 교환을 하도록 만든 게임 사이트의 대화 공간은 극단주의자들이 지지자들을 만드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른 나이에 인터넷에 접근하는 만큼 극단주의자들의 선전에 속아 넘어가기 쉽고 실제로 서방 출신 IS 무장 조직원 상당수도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극단주의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IS의 활동 규모나 세련된 선전 방식은 전문가들도 깜짝 놀랄 수준이다.


    한 교육 참가자는 "IS 웹사이트를 아예 폐쇄할 수는 없나"라는 질문을 던졌다가 IS가 전 세계에 약 7만9천개의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고, 유튜브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같은 다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호주 정부의 지원으로 멜버른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곧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14486785511649.jpgIS 자폭 테러범의 사진을 보는 팔레스타인 주민(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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