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가동 눈앞…기지전대 12월1일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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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제주해군기지 가동 눈앞…기지전대 12월1일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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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귀포 제주해군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군, 내년 1월 준공까지 기동·잠수함 등 3개 전대 이전
항만·육상공사 공정률 91.2%…주민갈등 해소 과제 '여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기자 =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서 해상작전을 지휘·지원하는 제주기지전대가 오는 12월 1일 창설된다.


해군은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시작으로 앞으로 제7기동전단과 잠수함사령부 산하 일부 부대를 제주로 옮겨 서귀포시 강정해안의 해군기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현재 91%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1월께 준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나뉜 주민 간 갈등 해소와 환경파괴 논란 불식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 항만·육상 공정률 91.2%…내년 1월 준공

지난달 16일 제주해군기지에 이지스구축함(DDG)인 세종대왕함이 입항했다. 군함 입항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세종대왕함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구조함, 소해함, 잠수함, 고속정 등 여러 유형의 함정이 입항해 유형 별로 출·입항과 부두 계류 시험을 하며 제주해군기지의 안전성을 점검했다.


항만공사는 이처럼 갖가지 함정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마무리됐다. 육상도 건물 대부분이 외관을 갖추는 등 기지 건설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2007년부터 추진돼 주민 반발로 지연되다 2012년에서야 본격 착수된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올해 10월 현재 91.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함정 20여 척과 15만t급 크루즈 2척이 계류 가능한 부두와 방파제를 짓는 항만공사의 공정률은 외곽 방파제(크루즈 부두) 1공구 97%, 함정 계류용 부두 등 나머지 부분인 2공구 91.5% 등 전체 94.7%를 보이고 있다.

육상공사는 본관·별관·작전지휘소 등 군 지휘·지원 행정시설이 들어서는 1공구가 76.3%, 복합문화센터·간부 숙소·종합운동장 등 민군 복합 공동시설이 들어서는 2공구가 89.9% 등 전체 공정률이 82% 정도다.


이제 내·외장 공사와 펜스 밖 공사인 우회도로(현 공정률 35.3%), 군 관사 공사 등만 끝나면 기지건설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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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이 서귀포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행정대집행까지 이뤄지는 마찰 끝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군 관사 공사는 현재 공정률이 48.6%를 보이는 등 절반가량 진행됐다.


작전 필수대기요원이 사용할 이 군 관사는 강정초교 인근 9천407㎡ 부지에 전체건축면적 6천458㎡, 72세대(지상 4층·5개동) 규모로 지어진다.


해군기지 반대 측은 지난해 10월 25일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농성 천막을 설치해 공사 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99일 만인 올해 1월 31일 해군이 천막을 강제 철거해 공사를 재개했다.


해군은 기지를 본격적으로 운용하면 인력도 늘어나서 관사가 600여 가구 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내년 초까지 인근 아파트 300가구를 매입하는 등 순차적으로 관사를 확보해나가기로 했다.


해군은 남은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께 준공식을 연 뒤 본격적으로 해군기지 운용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 제주기지전대 창설 이어 3개 전대 이전

해군은 오는 12월 1일 제주해군기지에 제주기지전대를 새로 창설한다.


해군 인력과 해병대 인력이 혼재돼 있던 제주방어사령부(이하 제방사)에서 301방어전대 등 해군 인력을 고스란히 해군기지로 옮겨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는 것이다.


해군 인력이 모두 빠져나간 제방사는 해체되고 여단급 해병대 제주부대인 가칭 제9해병여단으로 개편된다.

제주기지전대는 해상 작전 세력을 지휘하고 지원하는 해군기지 내 육상 주둔 부대로, 해군 3함대사령부 소속이다.


제주기지전대 창설을 시작으로 제71기동전대와 제72기동전대 등 제7기동전단, 잠수함사령부 산하 1개의 잠수함전대가 차례로 제주로 이전하면 제주해군기지는 제모습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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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귀포 제주해군기지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즉, 해군기지는 제주기지전대, 제71기동전대, 제72기동전대, 잠수함전대 등 4개의 전대(Squadron·戰隊)로 구성되는 셈이다.


해군의 지휘 체계는 함대사령부(소장급) 및 전단(준장급) - 전대(대령급) - 편대(소령급) 등으로 이뤄진다. 1개 기동전단은 2개 기동전대로 구성돼 있다.


제주해군기지에서 해상 작전의 중심 역할을 할 제7기동전단은 유사시 세계 어디서나 신속하고 완벽한 작전수행이 가능하도록 꾸려진 우리나라 해군 최초의 기동전단이다.


7기동전단은 최신예 이지스함인 7천600t급 세종대왕함을 필두로 문무대왕함, 충무공이순신함, 대조영함, 왕건함, 강감찬함, 최영함 등 6척의 4천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동전단은 부산(제71기동전대)과 진해(제72기동전대) 해군기지에 나눠 배치돼 해상교통로 보호, 대북대비태세 유지, 국가대외정책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지만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제주를 중심으로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제주해군기지에는 육상의 제주기지전대 인력 500∼600여명, 제71기동전대와 제72기동전대, 잠수함전대 등 해상작전인력 2천500∼2천600명 등 총 3천∼3천200여명의 군인이 주둔하게 된다. 이들 군인의 가족까지 더하면 6천∼7천명이 제주해군기지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생활하게 된다.

제주해군기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해군은 기동부대를 수용하는 기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 중국·일본 등과의 해양분쟁에 대비한 전초 기지로서의 의미, 안정적인 해상교통로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이어도까지의 거리가 94해리로 단축돼 8시간이면 현장 출동이 가능해져 우리 해군의 작전 반응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원유의 99.8%, 곡물 100%, 원자재의 100%가 해상을 통해 운송되지만 수시로 해적의 위협에 노출된 말라카 해협 등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원 함정을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얻게 된다.


◇ 주민갈등 해소 등 과제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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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1일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 등을 강제철거하기 위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시작돼 해군 측 용역과 강정주민 등 반대단체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군기지 완공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10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해군기지 반대 투쟁과정에서 700여 명의 주민과 활동가들이 연행됐다. 이 중 기소돼 재판을 받았거나 받는 사람들은 600여명, 구속된 이들은 38명이다. 확정된 벌금만 4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반대단체 등의 시위로 지연되면서 정부가 건설업체에 273억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해군은 14개월가량 공사가 지연되면서 피해를 본 1공구 항만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배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공사지연의 원인을 제공한 시민단체와 시위자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게다가 국방부는 올해 초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집행 비용 8천970만원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강정마을에 보냈다.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지난 1월 31일 실시한 행정대집행 비용을 청구하면서 이달 25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국세징수법에 따라 재산압류 등 강제징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는 "모든 일련의 행위는 강정마을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군의 악의적인 행위에 굴복하지 않고 평화를 향한 의지를 다져나갈 것"이라며 반대운동을 계속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찬·반으로 나뉜 주민 간 갈등을 해소하고, 해군이 제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남은 공사들을 무리 없이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동시에 제주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제기됐던 절차적 정당성 문제와 입지선정의 문제점 등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지의 서식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는 환경파괴 논란 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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