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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류 이끄는 명장> 프랑스 유성은 대표

기사입력 2015.10.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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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용 부품 수출입하며 중소기업중앙회 민간 대사로도 활약
    "나라 경제 풀뿌리인 중소기업의 중요성 더욱 커질 것"

    (싱가포르=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프랑스에는 화려한 원색보다 흰색, 검은색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문구류도 그런 색으로 수출하면 유리하겠죠?'


    '에펠탑을 그려 넣으려면 좀 더 독창적으로 꾸며야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창조적인 걸 좋아하거든요.'

    프랑스 쇼핑가를 발로 뛰며 시장조사를 해야 알 수 있는 '고급' 정보다.

     

    누구의 조언일까.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의 산업용 부품 수출입 업체인 'DFM 인터내셔널'의 유성은(48) 대표.

    그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에 더 많이 진출하도록 적극 도우려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 대표가 프랑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고속철도인 테제베(TGV) 덕택이다.


    한국 대기업 주재원으로 테제베 공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파리에 발을 디뎠다가 2003년 독립해 DFM을 세운 것.


    "프랑스에서 사업을 하려면 절차가 무척 복잡하거든요. 부과되는 세금도 많고…. 저도 어쩔 수 없이 공백기를 겪었죠. 1년가량은 생천 처음으로 관광 가이드도 해봤습니다. 파리 시내 안 다녀본 곳이 없어요(웃음). 하지만 회사를 설립한 뒤에는 대기업 시절 쌓은 인맥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DFM은 12년여 만에 연매출 700만 유로(약 90억 원)를 올리는 작지만 탄탄한 기업으로 자랐다. 유 대표는 여기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09년엔 친환경 문구류 유통 업체인 'LOFT18'을 설립한 것.


    "한국 제품을 유럽 시장에 선보이고 싶었어요. 프랑스 소비자는 무척 꼼꼼하고 까다롭거든요. 창의적이고 새로운 디자인을 선호하죠. 그럴수록 한국 제품의 인기가 높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매장 쪽에서도 이젠 한국 제품을 먼저 찾을 정도로 몸값이 높아졌죠."


    LOFT18은 프랑스를 포함해 유럽 전역의 150여 개 매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납품하는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파리에 직영 매장도 열었다.

     

    비결은 뭘까.

    "프랑스 소비자의 취향을 피부로 체감해보려고 백화점, 거리 매장 등을 발로 뛰며 수요 조사를 했죠. 초창기엔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고스란히 재고가 되기도 했어요(웃음). 지금은 오히려 '없어서 못 파는' 매진 제품도 자주 나옵니다."


    유 대표는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2013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가 위촉한 '프랑스 민간 대사'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한국 제품은 워낙 품질이 좋아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많아요. 하지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도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 해외 진출이 힘든 중소기업이 있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프랑스 수출 상담을 해주고, 현지 소비자의 취향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나라 경제의 풀뿌리가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요성이 점점 커질 거예요."


    유 대표는 프랑스의 한인 경제인이 뭉치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다. 재불한인무역인협회가 수년 만에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에 재가입하도록 이끈 인물도 바로 유 대표다.


    그는 특히 월드옥타 프랑스 지회장으로서 오는 11월 '월드옥타 유럽경제인대회'를 파리에서 열어 전 세계 한인 기업인 200여 명을 초청한다.

       

    "알고 보면 훌륭한 한인 거상(巨商)이 세계 곳곳에 많거든요. 월드옥타 행사에서는 이들 선배의 생생한 조언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죠. 한인 경제인이 정보를 공유하며 비즈니스 영토를 넓히고, 한민족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에펠탑 앞에서 회의를 한다는 점도 멋지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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