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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마실길, 바닷길 걸으며 절경에 취해볼까

기사입력 2015.10.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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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부안 변산 마실길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송림과 대나무로 우거진 숲길과 바닷길을 한꺼번에 걸을 수 있다. 마실은 ‘마을’을 뜻하는 사투리로 ‘마실길’은 옆집에 놀러 갈 때 걷던 고샅길이다. 지난 2009년 10월에 조성된 변산 마실길은 해양수산부로부터 2011년 ‘해안누리길’로 뽑힌 데 이어 2012년에는 ‘전국 5대 명품길’로 선정됐다. 

    14453134242012.jpg<< 부안 변산 마실길 >>사진/이진욱 기자

    변산 마실길의 해안코스는 모두 8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조개미 패총길, 새만금전시관~송포 5㎞), 2코스(노루목 상사화길, 송포~성천 6㎞), 3코스(적벽강 노을길, 성천~격포항 7㎞), 4코스(해넘이 솔섬길, 격포항~솔섬 5㎞), 5코스(모항갯벌 체험길, 솔섬~모항갯벌체험장 9㎞), 6코스(쌍계재 아홉구비길, 모항갯벌체험장~왕포 11㎞), 7코스(곰소 소금밭길, 왕포~곰소염전 12㎞), 8코스(청자골 자연생태길 곰소염전~부안자연생태공원 11㎞)이다.


    해안누리길은 새만금방조제에서 격포항까지로, 코스가 완만해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기기 좋은 길이다. 마실길은 밀물 때와 썰물 때의 길이 다르지만 썰물 때를 골라 파도소리를 들으며 바닷길을 걷는 것이 좋다. 바다 내음이 상쾌하고 해안 절경이 빼어나다.


    ◇ 굽이굽이 절경, 마실길 3코스

    성천포구에서 격포항까지 3코스는 변산 마실길의 백미다. 길은 줄곧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가는데 변산반도의 명소인 적벽강(赤壁江)과 채석강(彩石江), 그리고 바닷길이 드러나는 하섬과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지를 품고 있다.


    3코스 들머리는 성천포구다. 포구 맨 끄트머리에서 하섬 전망대까지 산비탈 오솔길이 이어진다. 오솔길에는 ‘잘 왔네 마실길 걸으며 근심걱정 잊어 버리세’라는 팻말이 걸려 있고, 길옆엔 철거되지 않은 녹슨 철조망이 그대로 깔려 있다.


    온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걷다 보면,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하섬 전망대다. 하섬은 10만㎡ 정도의 작은 섬이지만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날에는 길이 1㎞, 너비 30m의 바닷길이 생겨 걸어서도 섬에 들어갈 수 있다.

    14453134264147.jpg<< 하섬 전망대 >>사진/이진욱 기자

    아름다운 전설이 서려 있는 하섬은 '바다에 떠 있는 연꽃 같다’하여 연잎 '하'(蕸)를 따서 하섬이라는 말도 있고, 새우가 웅크린 모양을 하고 있어 새우 '하'(鰕)자를 써서 하섬이라고도 한다. 옛날 옛적에 육지에서 노부모와 아들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태풍이 불어와 부모님이 탄 고깃배가 하섬까지 떠내려가서 돌아오지 못하자 효성이 지극한 아들이 용왕님께 빌고 빌어 용왕님이 바닷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하섬 전망대부터 길은 변산해변도로와 해안 숲길, 바닷길이 만나고 헤어지며 격포항까지 이어진다. 한 사람이 걸을 정도로 좁은 오솔길은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와 함께 한다. 숲 속을 나와 해변도로변에 있는 반월마을 안내센터에 도착하면 회화나무 고목이 탐방객을 반긴다.


    고목 앞 팻말에는 “500여 년 전 부안 현청 동헌에 심어졌던 것으로 수령이 다하여 그 몸통을 수거 보관하다가 변산 마실길 반월 안내소 개소를 기념으로 비록 수명을 다한 고목이나 향토의 애환을 지켜온 수혼을 변산 마실길의 수호신으로 삼아 탐방객의 안녕을 빌고자 세워 두게 되었다”고 적혀 있다.


    반월마을 안내소 옆에 위치한 정자 쉼터는 제법 시원한 풍경 전망대다. 아름다운 서해와 새만금방조제, 하섬, 위도, 고군산군도 등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다. 이곳에서 숲길과 해안 일주도로를 번갈아 걷다 보면 격포자연관찰로와 만난다. 썰물 때만 적벽강 몽돌해안관찰지를 자박자박 걸을 수 있는데, 걷는 맛이 각별하다.


    해안관찰지를 지나면 중국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는 적벽강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검붉은색을 띤 암반으로 이뤄진 적벽강의 해안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특히 석양 무렵 바위 단애는 진홍색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14453134286043.jpg<< 해장죽 숲 터널 >>사진/이진욱 기자

    적벽강 해안가에서 계단을 오른 뒤 벼랑 위를 따라 ‘시누대’라고 하는 해장죽(海藏竹) 길을 따라가면 수성당이 있다. 수성당은 딸 여덟 자매를 낳아 일곱 딸을 팔도에 한 명씩 시집보내고 막내딸만 데리고 살면서 서해를 다스렸다는 개양할머니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수성당을 내려와 마실길을 다시 걸으면 후박나무 군락지(천연기념물 123호)가 나온다.


    해안가 200m에 걸쳐 모두 10그루의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이 지역이 후박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다.


    죽막마을과 대명리조트를 지나면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에 발길이 닿는다. 1.5㎞의 해안절벽인 채석강은 중생대 백악기(약 7천만 년 전)에 형성된 퇴적암으로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올린 것 같다.

    14453134309483.jpg<< 부안 마실길 적벽강 >>사진/이진욱 기자

    자연이 빚은 해식애(海蝕崖)를 관찰하면서 채석강을 돌아나가면 3코스 종착지인 격포항이다. 1986년에 1종항이 된 격포항은 위도와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중심항이다. 사계절 싱싱한 횟감이 넘쳐나는 격포항은 적벽강처럼 해넘이도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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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산 자연휴양림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에 위치한 변산 자연휴양림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휴양림으로, 전 객실에서 아름다운 서해가 눈앞에 펼쳐진다.


    국내 첫 해안생태형 자연휴양림인 변산 자연휴양림은 지난 1월 개장했다. 대부분 다른 휴양림과 달리 숲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인지 가장 인기가 많은 국립자연휴양림이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 따르면 변산 자연휴양림은 올 상반기 운영객실 수 대비 이용량을 나타내는 가동률이 93%로, 전국 38개 국립 자연휴양림 중 1위를 차지했다.


    리아스식 해안을 끼고 있는 변산 자연휴양림은 마실길 해안 탐방로 8개 구간 중 6코스 ‘쌍계재 아홉구비길’에 있다. 휴양림에서 5코스의 모항까지는 2.3㎞, 7코스인 곰소염전까지는 10.7㎞이다.


    서해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변산반도 해안 일주도로를 타고 가다가 ‘국립변산자연휴양림’ 간판을 보고 해안 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매표소다. 이곳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방문자 안내소, 산림문화휴양관, 수영장, 생태습지관찰원, 주차장이 나온다.


    숙소인 산림문화휴양관은 2동으로 원룸형(5인실), 투룸형(7인실), 원룸형 복층(다락방, 9인실) 등 다양한 타입의 객실을 갖췄다.

    14453134353187.jpg<< 변산 자연휴양림 >>사진/이진욱 기자

    최근 개장해 객실이 깨끗하고, 야영장이 없는 대신 전 객실에서 생태습지관찰원과 아름다운 변산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이 어둑해지면 휴양림 맞은편인 고창 심원면의 불빛이 오징어 어선의 집어등처럼 황홀경을 연출한다.

    이곳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시설로 각광받고 있는 목재펠릿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보일러의 원료인 목재펠릿은 나무 톱밥 등을 압축해 만든 작은 원통 모양의 청정 연료다.

    휴양림 뒤편으로 솔 향기와 피톤치드가 가득한 솔바람 숲길 3㎞가 조성돼 있다. 숲길 곳곳에서 서해와 휴양림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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