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DA 현장-캄보디아> ⑦의료사에 큰 획 그은 안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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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DA 현장-캄보디아> ⑦의료사에 큰 획 그은 안과병원

코이카-김안과병원 힘 합쳐 설립…월 3천 명 진료, 100여 명 수술
훈센 총리·정의화 의장 개원식 참석해 축사…"양국 발전의 이정표"

(프놈펜<캄보디아>=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5월 13일(현지시간) 수도 프놈펜 도심에서는 이 나라 의료사에 큰 획을 긋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캄보디아의 '앙두엉 국립안과병원'이 문을 연 것이다.

 

개원식에는 훈센 총리와 정의화 국회의장이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당시 훈센 총리는 "병원 설립은 한국과 캄보디아 협력 관계 발전에 이정표가 될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의료사에 획을 긋는 사업"이라고 평가했고, 정 의장은 "이 병원이 국민 마음의 눈까지 빛나고 건강하게 만들어 캄보디아의 미래를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행사에는 또 부총리 8명, 부처 장관 17명, 영국·베트남 등 주재국 대사 16명, 박명재·신성범·권성동 의원 등 국회 대표단 19명, 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 백숙희 코이카 사무소장, 양성모 한인회장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14426317720600.jpg앙두엉 국립안과병원 건물 전경.

훈센 총리가 종합병원도 아닌 안과병원의 개원식에 참석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인 까닭은 무엇일까. 


이 병원의 루리 키응 원장은 17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강한 자외선의 영향으로 실명 등 안과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연간 1만 9천여 명의 백내장 환자, 3만여 명의 만성적 녹내장 환자가 발생한다"면서 "안과병원의 설립은 그야말로 '한 줄기 빛'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훈센 총리는 개원식에서 "1975년부터 벌어진 내전 당시 총탄 파편에 맞아 왼쪽 눈을 실명, 현재 의안을 끼고 있다"고 옛 사연을 털어놓았다. 자신의 눈 건강 상태가 병원 개원에 영향을 끼쳤음을 시인한 것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자외선으로부터 국민의 실명 관리를 위한 국가전략계획을 수립하고, 한국 정부에 병원 건립을 요청했다. 코이카는 2011년부터 550만 달러를 투입해 지상 4층 규모의 병원을 신축하는 동시에 안과 의료장비, 기자재 등을 제공했고 의료진 양성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루리 키응 원장은 "개원 이후 외래 환자가 5월 1천966명, 6월 2천485명, 7월 3천206명, 8월 2천930명 내원했고 백내장, 녹내장, 각막 등 수술 환자도 5월 121명, 6월 112명, 7월 132명, 8월 129명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 병원에 대한 홍보가 이뤄져 무료로 진료하고 수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연간 4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병원은 캄보디아 8개 국립병원 가운데 하나로, 매월 의대생 200여 명이 찾아와 실습 교육을 받는 수련장이기도 하다. 


백숙희 소장은 "이 병원 건립 사업에 참여한 김안과는 전문의 파견을 통한 수술 집도, 전문가 초청 연수, 지속적인 사후 관리 등 25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했다"며 "코이카의 프로젝트형 민관 협력 사업(PPP)의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14426317754676.jpg앙두엉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 부부의 연 맺게 해준 나라에서 봉사하는 김안과병원 파견 부부


이 병원에는 현재 2명의 한국인이 일하고 있다. 김주호(43)·강희란(39) 씨 부부다. 김 씨는 의공기술 총괄 업무를 맡고 있으며, 아내인 강 씨는 안과전문 간호사로 근무한다.


김 씨는 외국계 의료장비 회사를 거쳐 김안과병원 의학공학실에서 근무했고, 앙두엉병원에서는 코이카가 공여한 최신 의료장비들을 관리하며 직원들에게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한림대 간호대를 졸업한 강 씨는 김안과병원에서 1997년부터 17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김안과병원에서 의료 연수를 받은 캄보디아 의료진과 함께 선진 의료기술 전수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부부는 2007년 김안과병원이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을 때 만나 결혼했고, 현재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캄보디아를 향한 관심과 애착은 남다를 수밖에 없지요. 부부의 연을 맺게 해준 나라니까요. 그래서 코이카와 김안과병원의 PPP에도 자원했습니다. 이곳에 자녀와 함께 나와 봉사할 수 있어 정말 보람이 크지요. 우리 가족이 있게 해준 캄보디아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14426317784027.jpg앙두엉안과병원에 파견된 김안과병원 소속 김주호, 강희란씨 부부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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