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피서지에 쿨링재킷, 동물에겐 얼음화채...더위전쟁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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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숨은 피서지에 쿨링재킷, 동물에겐 얼음화채...더위전쟁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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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협재해수욕장 <<연합뉴스 DB>>

(전국종합=연합뉴스)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더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유명 해수욕장과 계곡외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피서지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산업현장에서는 쿨링 재킷과 제빙기까지 동원해 더위극복에 나서고 있다. 테마파크와 동물원에서도 고단백 영양식에 비타민까지 제공하며 동물들의 여름나기를 돕고 있다.



◇ 전국 유명 관광지 속 '숨은 피서지'…"시원하네"

에메랄드빛 해변을 자랑하는 제주도에서는 천연 노천탕이 숨은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 유명 해수욕장 주변에 있는 도두포구의 '오래물'과 삼양검은모래해변의 '감수탕', 곽지과물해변의 '과물', 함덕서우봉해변의 '고두물', 서귀포 예래동의 '논짓물'이 대표적인 천연 노천탕이다. 이곳에서는 일년 내내 18도의 용천수가 흘러나와 더위를 식히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소나무, 졸참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천연림과 인공림이 조화를 이룬 해발 600m의 절물휴양림에서도 삼림욕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밤이면 모래사장에서 거리 음악가들의 공연이 열리고 포장마차가 즐비한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외에 최근 들어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며 광안대교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민락 수변공원과 꿈의 낙조 분수대가 새 명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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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원해!"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의 낮 최고기온이 36.7도까지 치솟아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보인 29일 제주시 애월읍 곽지과물해변 과물노천탕을 찾은 한 남성이 용천수를 맞으며 더위를 이기고 있다. 2015.7.29 bjc@yna.co.kr


강원도 동해안의 유명 산과 해수욕장을 가기 전 경유하는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 광장에도 텐트를 치고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과 피서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닷바람과 대관령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만나는 강릉 병산동 남대천 하구의 솔바람다리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열대야가 발생하는 밤에는 다리 밑과 다리에서 과일과 음식 등을 먹으면서 무더운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어서 자리잡기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창원의 경우 서부스포츠센터 빙상장이 피서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창원시설공단이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이 빙상장에 '무더위 쉼터 공간'을 마련해 시민에게 무료 개방했다. 개방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빙상장 내부 온도는 평균 기온이 8~10도로 센터 측은 냉방병 예방을 위해 담요, 겉옷 무료 대여 서비스도 할 정도로 시원하다.



◇ 산업현장은 '더위와의 전쟁'…쿨링재킷·제빙기 총동원


산업현장은 연일 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근로자들이 마스크와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울산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0일부터 혹서기에 돌입, 점심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늘렸다. 현장 근로자에게 에어재킷과 쿨링재킷, 땀수건을 지급하고 작업장 안에 스폿쿨러 828대와 제빙기 197대를 배치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혹서기를 맞아 고열작업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하루 2∼3차례 정기 순회진료를 벌이고 작업장별로 제빙기와 냉온수기를 설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근로자들에게 식염 포도당과 과일, 아이스크림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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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 <<연합뉴스 DB>>


현대제철도 현장 근로자들에게 하루 음료수 1캔을 마실 수 있는 음료 쿠폰을 나눠주고 틈이 나는대로 수박화채와 시원한 미숫가루를 제공한다.


이번 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집단 휴가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경우 기온이 26도가 넘으면 총 28개 공장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자동으로 가동돼 햇볕에 달아오른 지붕을 식힌다. 


근로자들에게는 지난달 1일부터 매일 점심과 저녁 식사 후 빙과류 총 3만5천개가 제공됐으며 폭염특보가 내리면 포도, 복숭아, 수박 등 과일도 간식으로 지급한다.



◇ 동물들의 여름나기…"고단백 영양식에 비타민C까지"


테마파크도 동물들의 무탈한 여름나기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용인 에버랜드는 곳곳에 에어컨을 가동하고 동물들에게 고단백 영양식을 제공한다. 코끼리를 물웅덩이로 유인하거나 곰, 호랑이, 사자에게 물줄기를 뿌리며 체온을 조절하고 있다.


오랑우탄, 알락꼬리원숭이, 침팬지에게는 얼음 수박화채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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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역시 사육사표 얼음수박화채' (용인=연합뉴스) 폭염 특보가 발효된 3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의 알락꼬리원숭이들이 얼음 수박화채를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5.8.3 <<에버랜드 제공>> zorba@yna.co.kr


울산대공원 동물원은 동물들이 면역력을 잃지 않도록 포도, 당근, 사과 등 특식을 제공하고 탈진이나 식욕저하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C도 하루 세 번 사료와 함께 제공한다.


사람보다 더위에 민감한 경주마는 더욱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여름을 보낸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말 전용 수영장 운영, 모기퇴치, 적외선 치료기를 이용한 찜질요법 등을 실시하고 있다.  



◇ 전국 지자체도 폭염 대비 '분주' 


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경로당과 마을회관, 은행, 주민자치센터 등 냉방기기를 갖춘 무더위 쉼터 3만9천455곳을 운영한다. 


복지부와 지자체는 방문간호사와 주민 등으로 구성된 재난 도우미를 선발, 독거노인과 거동불편자들의 안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또 경로당에 7∼8월 두 달간 월 5만원의 냉방비를 지원한다. 


전국 시·도 소방본부도 폭염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에 생리식염수와 얼음팩, 얼음조끼를 비치했다. 


농·수·축산업 농가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도 지자체별로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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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 덥다" 폭염 속 축사에 살수차 등장(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국에 연일 폭염 특보가 내려지면서 가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오전 광주 북구 장등동의 한 축사에서 광주 북구청 관계자들이 내부 온도 유지를 위해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있다. 2015.8.3 <<광주 북구 제공>>areum@yna.co.kr


전남도는 매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시설하우스 등에서 일하는 농민들이 작업을 중지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홍보중이다. 벼멸구 등 고온으로 인한 병해충 피해 발생을 대비해 병해충주의보를 발령하고 예찰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정전을 대비해 각 시군에 비상발전기를 사전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수산물 양식장에는 차광막 설치와 창문 통풍, 지하수 사용 등을 당부하고 있다.


폭염으로 가축 3만4천마리 이상이 폐사한 경북도는 소방서와 협조해 대규모 양계단지 축사지붕, 주변 등에 물을 뿌려주고 있고 면역증강제, 환풍기, 살수장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장아름 강종구 김근주 김선형 김소연 김재홍 류수현 박영서 박정헌 백도인 변지철 전창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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