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윤지혜 "제가 과연 동생을 죽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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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상류사회' 윤지혜 "제가 과연 동생을 죽였을까요?"

14366794970603.jpg포즈 취하는 윤지혜(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SBS 드라마 '상류사회'에서 활약중인 배우 윤지혜가 8일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7.12 ksujin@yna.co.kr
야망있는 재벌가 장녀 장예원 역…"코미디 해보고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제가 과연 동생 경준이를 죽였을까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글쎄요…. 저도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사실이다. 아직 대본이 안 나왔기 때문에 배우는 모른다. 영화라면 결말을 알고 시작하지만 드라마는 방송 도중 열두번도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화극 시청률 1위로 올라선 SBS TV '상류사회'에서 야망에 불타는 재벌가 장녀 장예원 역을 맡고 있는 윤지혜(36)는 장예원의 운명을 알지 못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최근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작가님을 믿고 시작했고 남은 6회에서도 잘 마무리를 해주실 거라 믿는다"며 "설마 예원이가 동생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그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16부작으로 이제 10부까지 방송된 '상류사회'는 두쌍의 청춘 커플이 보여주는 사랑 이야기와 함께 다른 축에서는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재벌가 자제들의 암투를 그리고 있다. 예원은 재벌가 암투의 핵심에 놓인 인물. 동생 경준(이상우 분)이 아버지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예원은 극의 긴장감을 끌고 가는 중요한 축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고민이 많아요. 영화와 드라마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촬영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사실 많이 힘들어요." 


14366795037940.jpg미소짓는 윤지혜(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SBS 드라마 '상류사회'에서 활약중인 배우 윤지혜가 8일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7.12 ksujin@yna.co.kr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이렇게 '엄살'을 피웠지만 윤지혜는 '상류사회'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재벌가 장녀답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자신감과 도도함이 흐르는 데다,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자식들의 양육권마저 남편에게 주고 이혼한 예원은 승부욕이 강하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지금껏 맡은 역할 중 가장 부유층인 데다, 전작인 영화 '군도'에서는 거지꼴로 나와서 저한테 귀티가 안 날까봐 우려했어요. 그런데 PD님이 '귀티가 흐르니까 걱정마'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멋지게 차려입고 나와 아랫사람을 부리며 권력을 휘두르는 역할을 맡아보니 재미있어요. 마음대로 내질러도 누가 뭐라 못하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에요. 저도 성질이 있는 편인데, 살면서 성질대로 할 상황은 아니잖아요.(웃음)"


장예원이 이끄는 긴장감은 호기심으로도 연결된다. 그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탈법, 편법도 서슴지 않는 것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경준이 어느 날 미국에서 바다에 요트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돼 사망 처리되면서, 이 의문의 사고와 예원이 관계됐을 것 같은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작가님도 PD님도 예원이 악역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도 동생을 죽일 정도로 예원이 악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냥 경준이가 계속 미웠던 것이지 자기 손으로 설마 죽였을까 싶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예원의 행동이 선인지 악인지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람은 다 양면성이 있는 것이고, 자신의 입장에서는 그게 악한 것인지조차 모르고 하는 행동들이 있잖아요. 또 청춘 멜로와 재벌가 암투를 섞은 우리 드라마에서 예원이가 책임져야 하는 몫도 있을 테니까요." 


전작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깊이 있는 심리 묘사로 호평받았던 하명희 작가는 '상류사회'를 통해 자신의 장기를 살리는 한편, 좀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자극적인 이야기도 활용하고 있다. 처첩의 갈등과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은 그 자체가 선정적일 수밖에 없다.  


"작가님의 전작에는 전형적인 악역이 없었고, 여러 다양한 인간 군상을 세밀하게 그리는 게 너무 좋고 믿음이 가서 이 작품을 선택했어요. 그래서 예원이에게도 그런 스토리가 있기를 바랐죠. 예원이네 집은 누가 봐도 콩가루 집안이지만,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재벌가의 이야기들이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14366795011130.jpg14366795098091.jpg포즈 취하는 윤지혜(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SBS 드라마 '상류사회'에서 활약중인 배우 윤지혜가 8일 서울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7.12 ksujin@yna.co.kr

본인은 성에 안 차는 듯하지만, 윤지혜는 지난 17년간 닦은 내공으로 장예원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속내를 숨긴 채 포커페이스를 하고 사람들을 대화는 듯 하면서도, 악어의 눈물인지 진심인지 모호한 눈물로 상대를 녹이는 장예원의 모습은 화면에 등장하는 자체로 강한 임팩트를 발휘한다. 특히 지난 7일 방송에서 그가 동생인 윤하(유이)에게 한 방을 맞고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위기를 모면한 연기는 다시 볼만 하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긴 하지만 저희 드라마 촬영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머리 아프게 고민하다가도 촬영장에만 가면 만사를 잊게 돼요.(웃음) 그만큼 분위기가 좋아요. 그 맛에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1998년 영화 '여고괴담'으로 데뷔한 윤지혜는 영화 '청춘' '예의 없는 것들' '채식주의자' '군도- 민란의 시대', 드라마 '케 세라 세라' '특수사건 전담반'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져왔다.  


"외모에서 풍기는 센 기운 때문에 계속 비슷한 역할이 들어오는 것 같아 속상해요. 여배우로서 고민이 많습니다. 다양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커요. 제 외모만 보고 절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알고 보면 저 엉뚱한 데도 있고 빈 구석도 많아요.(웃음) 그래서 코미디를 한번 해보고 싶은데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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