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 볼까?> 연출가 3인의 3색 연극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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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주말에 뭐 볼까?> 연출가 3인의 3색 연극 대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번 주말 공연계에는 유명 연극 연출가들의 작품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배우가 아닌 연출가의 이름만으로도 흥행이 보증되는 김광보 연출의 연극 '프로즌'이 앵콜 공연에 들어가며 연극 '푸르른 날에'로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고선웅 연출은 대형 창작 뮤지컬 '아리랑'을 무대에 올린다. 최근 평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 장우재는 신작 '햇빛샤워'를 선보인다.

◇ 매진 행렬 이어갈까…김광보 '프로즌'  

지난달 공연돼 매진 행렬을 기록한 연극 '프로즌'이 지난 10일부터 재공연에 들어갔다.


국내 초연 작품이 이례적으로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둔 것은 '김광보 연출'이라는 꼬리표가 큰 역할을 했다. 'M버터플라이', '사회의 기둥들', '여우인간' 등 전작을 통해 연출력이 입증됐다는 믿음에서다. 


'프로즌'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당한 연쇄살인범 랄프와 연쇄살인으로 어린 딸을 잃은 엄마 낸시, 연쇄살인범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아그네샤의 삶을 교차시켜 보여줌으로써 각 인물의 내적 갈등과 변화를 보여준다.  


1998년 영국에서 초연돼 그 해 '영국의 토니상'에 해당하는 'TMA 어워즈' 작품상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 무대를 위한 각색은 연극 '내 이름은 강', '주인이 오셨다'를 집필한 고연옥이 맡았다.


극단 맨씨어터의 대표 배우인 박호산과 이석준이 랄프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우현주, 정수영은 각각 낸시와 아그네샤 역을 맡았다. 


오롯이 각 인물의 독백으로만 채워진 작품이어서 배우의 연기가 더욱 중요한 작품이라고 극단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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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일반석 3만5천원. 문의 ☎02-3443-2327


◇ 고선웅이 그린 민족사 한장면…뮤지컬 '아리랑'


최근 막을 내린 연극 '푸르른 날에'로 평단의 인정에 이어 대중에 이름을 알린 고선웅 연출이 이번에는 '아리랑'으로 대형 창작 뮤지컬에 도전한다.


뮤지컬 '아리랑'은 일제 강점기 민족의 저항과 투쟁, 해방의 역사를 그린 소설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각색한 작품이다. 12권짜리 소설을 배우 김성녀가 맡은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2시간40분짜리 무대로 압축했다. 


'화선 김홍도' '템페스트' 등의 뮤지컬을 맡아 명성을 얻은 작곡가 김대성이 환란 속에서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를 포함, 총 50여곡의 음악을 새롭게 만들었다. 


탤런트 안재욱과 뮤지컬 배우 서범석이 '송수익' 역으로 출연하고, 어지러운 시대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양치성' 역은 김우형과 카이가 연기한다. 기구한 삶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방수국' 역은 윤공주와 임혜영이 맡았다. 수국의 사랑 '차득보' 역으로는 뮤지컬 배우 이창희와 연극배우 김병희가 출연한다. 갖은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차옥비' 역은 국립창극단의 소리꾼 이소연이 맡아 뮤지컬에 데뷔한다.

 

이 작품은 국내 대표 뮤지컬 제작사인 신시컴퍼니가 8년만에 선보이는 대형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조정래 작가는 신시컴퍼니에 "우리 역사는 지울 수도 없고, 지워서도 안된다. 식민 지배를 극복하고 살아냈던 그것이 바로 민족 정체성의 뿌리이고 핵심"이라며 "뮤지컬로 다른 생명을 받은 '아리랑'을 통해 우리 국민이 응집되고 단결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16일 정식 개막에 앞서 11~15일 프리뷰 공연을 진행한다.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 6만∼13만원(프리뷰 공연은 40% 할인). 문의 ☎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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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받는 장우재 극본·연출 '햇빛샤워' 


'환도열차'(2014년 동아연극상 희곡상), '여기가 집이다'(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미국 아버지'(2013 창작산실 대본공모 최우수상) 등의 작품으로 최근 주목받는 극작가 겸 연출가 장우재의 신작 '햇빛샤워'가 지난 9일부터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개막했다.

 

지난해 개최한 '남산희곡페스티벌, 네 번째'에서 낭독공연으로 소개된 작품으로, 열아홉살 순진한 청년 '동교'와 그의 집 반지하 셋방에 사는 20대 후반 백화점 매장 직원 '광자'를 통해 뒤틀린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광자는 이름만 바꾸면 과거의 삶도 바꿀 수 있으리라 믿지만 전과가 있어 개명이 쉽지 않다. 광자는 연탄집 양아들이자 자신이 사는 달동네에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며 '더불어 사는 삶'을 표방하는 동교를 무시한다. 그러던 중 동교는 갑작스럽게 죽고, 광자는 무시하던 동교의 죽음에 좌절한다. 


작품은 두 주인공을 통해 험난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어떻게 살아갈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특히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동교의 모습을 통해 물신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배우 김정민과 이기현이 각각 광자와 동교 역을 맡았다.


26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전석 3만원(청소년·대학생 1만8천원). 문의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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