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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대전 막판 레이스> 5가지 쟁점은

기사입력 2015.07.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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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서울과 제주 4곳에 대한 정부의 신규 면세점 선정 작업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입찰 참여 24개사의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반면 단점을 최대한 가리는 홍보 마케팅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레이스에서 앞섰다고 판단한 기업은 대세 굳히기에 나섰고 쫓는 처지인 기업들은 상대 약점을 공격해 막판 뒤집기에 나선 형국이다.

     

    주무 관청인 관세청은 지난달 1일 사업계획서를 받은 뒤 4일 신규면세점 신청사업자 설명회를 시작으로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통해 면세점 입지와 주변 환경을 꼼꼼하게 살폈다.

    이어 9일과 10일 각각 서울 3곳(대기업 몫 2곳, 중소·중견기업 몫 1곳)과 제주 1곳(중소·중견기업 몫)에 신청한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본 뒤 최종 심사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관세청이 제시한 심사평가 기준은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 "관광객 유치 우선" vs "교통난 해소해야"  

    정부가 이례적으로 서울 시내에 대기업 몫 2곳을 포함해 면세점 3곳을 신설키로 한 취지는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로 관광산업을 발전시켜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본다면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에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지난 4월 관세청이 공개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평가기준 및 배점표에서도 면세점 운영인의 경영능력과 투자, 매장규모의 적정성 등에 많은 점수를 배정했다. 수요가 있는 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개설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대문과 명동에 각각 후보지를 정한 SK네트웍스와 신세계는 면세점 수요가 많은 곳에 면세점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통계를 보면 개별 관광객 비중은 해마다 늘어 작년에는 70%에 육박한 상황에서 단체관광객보다는 구매력 높은 개별 관광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외국인 관광버스로 몸살을 앓는 동대문과 명동에 면세점이 새로 들어서면 동대문과 명동이 그야말로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용산과 여의도로 후보지를 정한 HDC신라와 한화 갤러리아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주차장 여건이 중요 평가기준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

     

    ◇ 독과점 배제 논란 

    이번 평가 기준에 경제·사회발전 공헌도가 150점이 배정됐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특정 기업이 독과점이라고 판단한다면 그렇지 않은 기업과 배점에 큰 차이가 나 당락 여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독과점 논란 시비가 걸려 있는 호텔신라와 롯데는 처지가 다소 난처하다. 반면 여타 경쟁 기업은 두 곳을 떨어 뜨려야 기회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해 적지 않은 공격을 퍼붓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면세점 시장점유율은 작년 기준 롯데 60.5%, 호텔신라 26.5%여서 상위 2개사가 87%를 점유하는 독과점 구조다.  

     

    국내 전체 면세점 시장 점유율도 롯데 50.7%, 호텔신라 30.7%로 2개사가 81.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구조가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를 떨어뜨려 재방문율을 낮출뿐더러 후발 사업자의 진입을 막아 국내 면세사업의 질적 성장이 늦춰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해 정계에서도 이번에 호텔신라 또는 롯데가 신규 면세점 운영권을 따게 되면 독과점 구조가 더 심화할 것이라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그러나 롯데와 호텔신라는 수십년간 면세점 사업에 수많은 기업의 진출입이 있었으나 경쟁력 부족으로 물러났는데 일부가 생존한 것을 두고 독과점으로 매도하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최근 이와 관련, 관세청에 1, 2위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호텔의 면세점 입찰 참여를 법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경쟁을 촉진시키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자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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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작법인 평가기준이 변수될까 

     

    서울의 대기업 몫 2곳에 호텔신라와 현대백화점 등이 합작법인으로 출사표를 낸 데 대해 해당 법인인 HDC신라와 현대디에프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경영능력 배점은 300점이라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당락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 단일 법인에 대해선 기존 기업의 제출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하면 되지만 신설법인은 관련 자료가 없어서 모기업의 것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기업의 실적이 각각 달라서 어디를 평가하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특히 호텔신라와 현대디에프의 경우 합작사 별로 자기자본비율,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등에서 차이가 작지 않다. 

     

    관세청은 아직 합작법인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 동반성장지수 반영여부도 변수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상당수 기업을 대상으로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했는데 이 지수가 이번 면세점 선정 평가기준에 사회공헌·상생협력 분야(150점) 평가에 반영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 발표를 보면 신세계는 우수 평가를 받아 등급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했고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양호, 이랜드그룹의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는 보통 등급을 받았다. 평가는 최우수, 우수, 양호, 보통 4단계로 구분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면세점 운영권 입찰에 참여한 여타 다른 기업은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업계에선 관세청이 평가에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를 반영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아울러 신청기업의 기부금 계획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심거리다.

     

    현대디에프는 서울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면 영업이익의 20%를, 이랜드는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기부금 실적이라기보다는 미래형이라는 점에서 관세청으로선 이를 평가항목에 넣을 지가 고민거리일 수 있다. 

     

    ◇ 연말 면허 재입찰 기업 "어쩌나" 

    이번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롯데와 SK네트웍스의 고민이 더 깊다.

     

    롯데는 12월에 서울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재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이번 신규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연말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기색이 역력하다. 

     

    여러가지 설(說)도 나돈다. 롯데가 이번 입찰에서 '살살' 하는 대신 12월에 재입찰에서 '보장'을 받으려 한다는 관측이다.  

     

    11월 워커힐 면세점의 재입찰을 앞둔 SK네트웍스는 이번에 대기업 몫 2곳과 중견기업 몫 1곳이 서울에 새로 들어서면 워커힐 면세점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SK네트웍스는 어떻게 해서든 신규 면세점을 확보해야 생존은 물론 면세점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다고 보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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