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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 호주의회 통과 이끄는 이숙진 씨

기사입력 2015.07.02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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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평통 호주협의회장 연임…"공감대 넓어져 가능성 높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은 각각 2004년과 2006년에 '북한인권법'을 제정·공포했어요. 유엔은 2005년 이후 매년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고, 유럽연합(EU) 의회와 영국 의회도 수시로 북한 인권 권고안을 대한민국 국회와 국제사회로 보냅니다. 호주 연방의회에서도 북한인권법이 채택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제16기에 이어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호주협의회 회장에 위촉된 이숙진(여·53) 제마이홀딩스그룹 대표는 임기 2년 동안 북한인권법의 호주 연방의회 통과를 목표로 잡았다. 


    이 회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인권법이 호주 연방의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은 50대 50"이라며 "호주 정치인들에게 왜 이 법을 만들어야 하는지 설득하는 일에 전념하다 보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7기 민주평통 해외간부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방한에 앞서 이 회장은 이휘진 주시드니총영사, 이동우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안병운 서부호주 한인회장, 현광훈 퀸즐랜드 한인회장, 각 주 민주평통 자문위원 50여 명 등을 지난달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북한인권법이 채택되도록 범 동포사회가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회장은 제16기 임기 내내 이 법의 통과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북한인권법 제정·통과 운동은 2013년 8월 제16기 민주평통 호주협의회 발족식에 밥 카 당시 외무장관을 초청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호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하면서 시작됐다. 


    2014년 5월 마이클 커비 전 북한인권조사위원장 특별강연회와 함께 '북한 인권주간' 행사를 열었고, 줄리 비숍 외무장관과 호주 내 탈북자와의 간담회도 개최했다.


    인권주간에는 북한 정치범 출신의 주인공이 체제에 환멸을 느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북한 인권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상영하고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사진과 그림도 전시했다. 

    이 회장이 이처럼 분위기를 조성하자 호주 정치인들이 서서히 움직이며 화답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의회 찰스 커스셀리 의원은 "민주평통의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같은 주 지역사회 정무차관을 겸하고 있는 매트 킨 의원도 이를 재청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마이크 베어드 NSW주 총리, 빅터 도미넬로 NSW주 시민권부 장관, 원유철 새누리당 국회의원,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등 양국 정치인을 초대해 통일 동영상 경연대회를 열었다.  


    지난 2월 크레이그 론디 연방 하원의원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상세하게 다룬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 보고서를 지지하며 북한을 규탄하는 발의안을 상정한 것은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 회장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연이어 현직 연방 상·하원 가운데 최다선이며 호주 헌정 사상 3번째 최장수 의원인 필립 러독 연방 하원의원을 초청했다. 그의 영향력을 빌려 정치인들을 움직이겠다는 계산이었다.  


    러독 의원이 참석한 '북한인권법에 대한 특별 워크숍'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러독 의원은 "호주 한인사회가 북한인권법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면 상·하원 외교국방통상위원회를 비롯해 주변 의원들을 대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도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러독 의원은 "왜 호주에서 북한인권법이 필요한지를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성적 호소가 아니라 보편적 가치관에 기초해 왜 호주사회가 필요로 하고, 호주사회에서 실행함으로써 북한의 인권 실태에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충고도 곁들였다.


    이 회장은 "호주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러독 의원의 조언을 받아들여 '통일문화 교실'을 열었다. 호주 전역을 순회하면서 호주인과 차세대들에게 통일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2년간의 노력 덕분에 의회가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머지않아 호주에서도 북한인권법이 채택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제17기 민주평통 해외간부 워크숍에서도 호주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킬 것인지가 다른 나라에서 온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관심사였다. 이 회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채택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성과를 이루기 위해 힘을 결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호주에 유학 온 탈북자 A씨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정착을 돕고 있다.


    그는 시드니에 본사를 두고 뉴질랜드를 포함, 450개 관리매장에 직원 2천여 명을 거느린 청소용역업체 제마이홀딩스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18세 때 부모를 따라 호주로 건너간 뒤 부친 이재경 회장을 도와 제마이홀딩스그룹을 오세아니아주 한인 최대 기업으로 키웠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평화통일 기반 구축과 국민 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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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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