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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 볼까?> 곧 끝나는 공연, 놓치지 마세요

기사입력 2015.05.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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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근대 극작가인 김우진의 작품을 90년 만에 초연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연극 '이영녀'부터 생활 속 공예 작품 1만3천여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예가 맛있다'전까지 최근 화제가 된 공연과 전시를 챙겨보려면 이번 주말 바쁘게 움직여야 할 듯싶다.


    ◇ 90년만에 연극무대 오른 고(故) 김우진의 '이영녀'

    이달 말까지 서울 극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이영녀'는 한국 근대극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우진이 쓴 동명의 희곡이 원작이다.


    주인공 이영녀는 세 아이를 둔 평범한 여성이지만 남편이 가출하자 생계유지를 위해 매춘에 나선다. 그러나 곧 밀매춘으로 감옥에 갇히고 이후 공장노동자로 일하지만 공장 관리인의 착취를 못참고 비판하다 쫓겨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는 동거남 유서방과 재혼하지만 온갖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결국 숨을 거둔다는 무거운 내용이다.


    김우진은 이 작품을 쓴 다음해인 1926년 성악가 윤심덕과 현해탄에서 투신해 비운의 극작가로 기억되고 있지만 '난파' '산돼지' 등 연극사에 의미있는 작품을 남긴 인물이다.


    이 연극은 그런 그의 미발표 유작 '이영녀'가 90년만에 무대에 올랐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국립극단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더욱 빛을 발한다.


    매춘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갖고 여성이 처한 현실과 그 대안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는 점에서 1925년 김우진이라는 인물이 지녔던 시대를 넘어선 사고도 엿볼 수 있다.

    관람료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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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니 어워즈서 주요 상 휩쓴 '레드'

    이달 말로 폐막하는 연극 중 주목할만한 또 다른 작품으로는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상연 중인 '레드'가 있다.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뒤 이듬해 미국 브로드웨이에 상륙, 제64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등 주요 6개 부문을 휩쓴 검증된 작품이다.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가 1958년 뉴욕 유명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받아 40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로스코와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이 벌이는 논쟁만으로 극을 채우는 2인극이다.


    2011년 연기파 배우 강신일, 강필석을 내세워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이번에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배우 정보석이 한명구와 나란히 '로스코'로 출연한다.


    '켄'은 박은석, 박정복이 더블캐스팅됐다.


    관람료는 4만4천~5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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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히트작 '교향곡 7번' & '봄의 제전'


    국립발레단이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관객에게 소개한 '교향곡 7번'과 '봄의 제전'이 올해 다시 한번 찾아온다.


    독일 안무가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은 무용수들이 오로지 베토벤 교향곡 7번의 악기 선율과 박자, 리듬에 따라 마치 음표가 된 듯 움직이는 작품으로, 클래식 발레 테크닉에 변형을 가한 네오클래식 발레다.


    클래식 음악과 발레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경쾌한 작품이다. 음악과 동작의 결합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선명하게 드러나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글렌 테틀리의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의 동명곡을 사용해 만들었다.

     

    현대무용에 가까운 모던발레로, 여러 문화권에서 인류가 경험한 봄의 태동에 초점을 맞춘 동적이고 감정적 움직임이 특징이다.

     

    '교향곡 7번'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봄의 제전'은 뮌헨발레단이 레퍼토리로 삼은 검증된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초연 때 신선하고 흥미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호평받았다.


    공연은 30∼3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는 2만∼5만원. 문의 ☎ 02-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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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 속 우리 공예, 맛보고 즐기고 느끼세요…공예가 맛있다展


    공예는 멀리 있지 않다.


    사람들이 먹고 쓰고 담는 그릇이 그렇고,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공예품 중에서도 일상생활용품이 많다.

     

    전시 기간이 짧긴 하지만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리고 있는 '2015 공예 플랫폼-공예가 맛있다' 행사는 공예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친근한 지점에 함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행사에는 맛집과 찻집, 9개 지방자치단체 등 100여개 팀이 참여하고 300여 명의 작가와 장인이 함께한다. 전시 판매되는 공예품은 1만3천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공예의 산업화, 세계화라는 거창한 취지를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재료로 공예에 도전하고 있거나 관심있는 이들은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역의 특색있는 공예품, 공예작가의 작품을 보여주는 작가관, 통기성이 좋은 옹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풍미를 더한 커피와 차도 마실 수 있다.  


    6월2일까지 열려 전시 기간이 짧다는 점이 아쉽지만 관람객에 따라선 순수예술 못지않게 우리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예를 새롭게 다시 바라보게 되는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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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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