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학교폭력을 고발하다'…김희선 vs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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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 학교폭력을 고발하다'…김희선 vs 김정은

MBC 수목극 '앵그리 맘', 주말극 '여자를 울려'로 대결선보이는 주말극 '여자를 무서운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다.

올 초에는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두 편의 드라마가 나란히 선보이더니, 이번에는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심지어 같은 방송사에서 잇달아 방송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희선과 김정은은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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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먹' 출신 엄마 vs. 형사 출신 엄마…지금은 나란히 식당 주인

김희선은 '앵그리 맘'에서 학창시절 '껌 좀 씹었던' 조강자를 연기한다.

 

그러나 과거는 묻어둔 채 돼지불고기백반 식당을 운영하며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자신의 여고생 딸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눈이 뒤집힌다.

김정은은 '여자를 울려'에서 강력계 형사 출신 정덕인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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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인은 하나뿐인 아들이 학교 폭력으로 죽으면서 경찰을 그만두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아들이 다니던 고등학교 앞에 작은 식당을 열고 '밥집 아줌마'로 살아간다.

 

'앵그리 맘'과 '여자를 울려'는 이런 주인공의 캐릭터와 배경 설정만 봐도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다.

앞서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SBS '하이드 지킬, 나'와 MBC '킬미 힐미'는 표절시비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앵그리 맘'과 '여자를 울려'는 그런 시비는 피할 듯하다.

 

각기 2014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김반디 작가)이자, 중견 작가 하청옥의 작품인 이 두 작품은 학교 폭력 문제를 엄마의 시각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쌍둥이 같지만 사실 이는 지금의 학교 폭력 문제에 접근하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지 오래고, 그 심각한 폐해가 나날이 보도되는 상황인 데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가 느낄 분노와 아픔은 시청자의 공감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선과 김정은은 그런 부모의 마음, 엄마의 마음,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우리의 아이들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나서게 됐다. 또한 '가진자'가 아니라, 서민층·중산층을 대변하는 작은 식당 주인의 옷을 입고 누구나의 고단한 인생을 대변한다.

 

◇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위장잠입도, 복수도

'앵그리 맘'의 조강자는 학교에서 왕따 끝 살해 위협까지 당하던 딸을 구하기 위해 잠시 식당을 접고 조방울이라는 이름의 여고생으로 딸의 학교에 위장 잠입해 딸을 지킨다. 엄마가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짓이자, 엄마라면 누구한 한번쯤 생각해봤을 판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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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맘'의 최병길 PD는 "어머니이면서 학생으로 다시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역할을 소화할 여배우를 생각했을 때 첫 번째로 떠오른 것이 김희선이었고 한 달을 매달려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7세 딸을 키우는 엄마인 김희선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조강자에 대해 "세상 모든 엄마 마음이 조강자와 같을 것이다. 저는 조강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를 울려'의 정덕인은 학교 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후 또래 친구들이라도 보기 위해 형사직을 때려치우고 아들이 다니던 학교 앞에 식당을 연다. 덕인은 아픔을 감춘 채 씩씩하게 식당을 운영하면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품어안는다. 남의 자식들이지만 엄마의 마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자를 울려'의 김근홍 PD는 "김정은 씨를 캐스팅한 것은 밝고 씩씩한 주인공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14일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 솔직히 왕따 문제에 그동안 관심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학교 폭력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고 이러한 이야기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며 학교 폭력 문제를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앵그리 맘'은 이미 한달 전 시작해 이야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여자를 울려'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모르는 상태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정덕인이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무서운 진실을 하나씩 알게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정덕인이 복수에 나설지 결국은 가해자들을 용서할지는 모르겠다"면서 "분명 힘들고 무거운 이야기지만 정덕인의 밝고 씩씩한 성격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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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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