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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한비야 "이젠 '지구집', 세계시민 되어야"

기사입력 2015.04.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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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으로 작년에만 50만명 교육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제 꿈은 5천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세계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바람의 딸' 한비야(57·여)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은 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시민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교장의 직함은 다양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자문위원,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법무부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애착을 보이는 자리는 단연 세계시민학교 교장이다.


    세계시민학교는 청소년이 지구촌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도록 인권과 환경, 문화적 다양성, 빈곤, 평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8년 전 학생 50명으로 시작한 세계시민학교는 작년엔 650명의 강사가 찾아가는 수업을 통해 학생 50만명을 교육해 무려 1만 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한 교장은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시절인 2007년 기업 공익광고 모델료 1억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해 세계시민학교의 초기 모델인 '지도 밖 행군단'을 조직했다.


    "이제 세계는 '지구촌'이 아니에요. 전 세계 사람들은 마을이 아니라 같은 집에 사는 '지구집'에 사는 셈입니다."


    그가 세계시민 교육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이 바로 '지구집'이다.


    전 세계 70억 인구는 집으로 구분된 마을에서 사는 게 아니라 한 집에서 가족으로 살기 때문에 그 가족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돕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는 얘기다.


    한 교장은 이렇게 우리는 지구집에서 함께 살고 있기에 인식의 범위를 '나'에서 전 세계를 포함하는 '우리'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 첫 걸음이 '나의 소중함 깨닫기'라는 게 한 교장 생각이다.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먼저 알고 자긍심을 높이는 게 세계시민 교육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내가 자긍심이 높으면 옆 사람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는 거죠."


    한 교장이 세계시민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이었다.


    당시 TV 모금방송에 출연해 도움을 호소하자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다음날 정식으로 후원을 접수하려 하자 의사를 철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니 마음이 변했던 거죠. 혹시 내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잠시 동정심을 갖게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의 이웃이기에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하루아침에 마음이 바뀌지 않았겠죠." 

    한 교장은 최근 출간한 저서 '1그램의 용기'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세상은 생각보다 거칠고 무섭고 잔인한 곳이에요. 이런 세상에서 뭔가 해보려는 의지와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 팽팽히 맞설 때가 있죠. '그럴 때 나는 어떻게 용기를 냈던가' 하는 얘기를 들려줘 온기가 담긴 용기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는 지금까지 집중했던 현장에 더해 학계, 정책 분야와의 3박자를 갖추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했다. 

    "저처럼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학계에서 연구해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5∼6년은 3박자를 갖추도록 공부도 열심히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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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하는 한비야 세계시민학교 교장 (서울=연합뉴스) '바람의 딸' 한비야(57)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이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세계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5.4.12 << 월드비전 제공 >>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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