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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 1940∼1980년대 한국영화 대거 확보(종합2보)

기사입력 2015.04.08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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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보유했던 작품만 94편…"한국 영화사 사료적 공백 메울 것"

    이 가운데 94편은 그간 유실돼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영화였다. 자료원이 94편의 미보유 한국영화 필름을 한 번에 발굴한 건 창립 이래 최대규모다.

     

    이번에 수집된 영화 94편 중에는 이만희, 임권택, 정진우, 김수용 등 당대 최고의 감독 작품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노필 감독의 '안창남 비행사'(1948년), 국내에서 두 번째 여성감독인 홍은원 감독의 '여판사'(1962년), 정진우 감독의 '외아들'(1963년), 최하원 감독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8년) 등 거장 감독의 데뷔작 4편도 들어 있다.

     

    이병훈 한국영상자료원장은 "단순히 영상자료원만의 성과가 아니며 그간 취약했던 한국영화 보유율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 영화사의 사료적 공백을 상당히 메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증자는 1970년대 종로에서 순회영사 사업을 했던 '연합영화공사'의 한규호 대표다.

     

    연합영화공사는 한 대표가 영화 필름 배급업체 10여곳을 통해 설립한 회사로, 당시 TBC, MBC, KBS 등 방송국에 방송용 16㎜ 영화 필름을 납품할 만큼 성업했다.

     

    한 대표는 순회영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필름 배급업을 정리했으나, 당시 수집한 다량의 영화 필름을 폐기하지 않고 여러 군데의 개인 소유 창고에 보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장마와 화제 등으로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자료 중 3분에 1이 소실됐다"며 "더 많은 자료를 기증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기증한 자료가 잘 보존되고 관리돼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활용하는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광헌 한국영상자료원 수집부장은 "한 대표가 다수의 필름을 소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협의를 통해 미보유 영화 94편과 기보유 영화 356편을 기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영상자료원은 이번에 수집된 작품 중 정진우 감독의 '외아들'(1963년), 임권택 감독의 '전장과 여교사'(1965년), 이만희 감독의 '잊을 수 없는 연인'(1966년), 김수용 감독의 '만선'(1967년), 최하원 감독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8년) 등 다섯 편을 디지털화와 복원작업을 거친 뒤 올해 안에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고(故) 이만희 감독 타계 40주기를 기념해 오는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열리는 '이만희 감독 전작전'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연인'이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난다.  

     

    이후 6월12일부터 7월5일까지 열리는 '한국영상자료원 발굴, 복원전'에서 정진우·임권택·김수용·최하원 감독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고인이 된 이만희 감독을 제외한 4명의 감독이 모두 참석했다. 또 정진우 감독의 영화 '외아들'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김지미 씨와 이만희 감독의 딸이자 영화배우인 이혜영 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임권택 감독은 50년 전 자신이 만든 영화를 본 뒤 "필름에 찍힌 배경을 보니 당시 상황이 잘 드러나 있다"며 "상당히 소중한 자료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미 씨는 "23살 때 출연한 영화를 보니 가슴이 울렁울렁 거리고 눈물이 나려 한다"며 "한국 영화를 다시 조명할 기회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14284211439721.jpg영화 '외아들'의 한 장면(1963년, 정진우 감독作)한국영상자료원 제공.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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