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성근 감독 "유창식, 점점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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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성근 감독 "유창식, 점점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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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식에게 가능성을 발견한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DB>>

예전 김광현처럼…"고비만 넘기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이 좌완 유창식(23)을 '한화의 미래'로 점찍었다.


유창식은 올 시즌 초반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처럼 던지면 된다"며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성장해주면 팀에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유창식은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투수"라고 고개 숙인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시범경기와 2015 KBO리그 정규시즌 초반, 유창식은 달갑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3월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 유창식은 6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8실점을 하며 117개의 공을 던졌다.


시범경기에서 117개의 공을 던진 건 이례적이다.


'벌투 논란'까지 있었지만, 이는 계획된 투구였다.


유창식은 팔꿈치 통증으로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린 평가전에 나서지 못했다.


김 감독은 유창식을 5선발로 낙점하면서 투구 수를 늘리고자 했다.


"유창식처럼 제구력과 자신감이 떨어지는 투수에게는 많은 투구 수가 약이 된다"는 판단도 섰다.


애초 100개 정도의 실전 투구를 하고 불펜피칭을 추가로 소화하려 했으나, 유창식이 1∼4회까지 연속 실점을 하면서 계획을 바꿨다.


김 감독은 "좋은 기억을 안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바랐고, 유창식이 5·6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자 김 감독은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4월 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선 유창식은 볼 15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이는 레다메스 리즈(전 LG 트윈스·볼 16개 연속 투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불명예 기록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5일 NC전 선발로 유창식을 내보냈다.


5일 등판 결과도 좋지 않았다. 유창식은 이날 5⅔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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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미래로 점찍은 왼손투수 유창식. <<연합뉴스 DB>>

김 감독은 "NC전에서 유창식은 좋은 투구를 했다. 5회까지는 1실점으로 막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패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라고 총평했다.


이어 "6회 에릭 테임즈에게 3점 홈런을 내줬을 때 볼 배합에 실수가 있었다. 이는 벤치 잘못이기도 하다"면서 유창식을 감쌌다.


유창식은 좋은 신체조건(키 186㎝·몸무게 100㎏)을 지닌 좌완 유망주다.


김 감독은 유창식을 보며 SK 와이번스 시절 만난 김광현(27·키 188㎝·몸무게 90㎏)을 떠올린다.


2007년 SK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신인 김광현을 혹독하게 대했다.


고졸 신인 김광현은 자신감이 넘쳤다. 2007년 첫 스프링캠프 때 자신이 짠 '훈련 일정표'를 가져 와 "이렇게 훈련해보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보라"고 허락했다. 하지만 곧 김광현이 "감독님 훈련법에 따르겠다"고 자세를 바꿨다.  


2007년 정규시즌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3.62로 부진하며 의기소침했던 김광현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그날 김성근 감독은 "한국에 대투수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은 의도적으로 김광현을 류현진과 비교하며 긴장감을 안기기도 하고, "아직 100%를 보여주지 않은 미완의 대기"라고 제자에게 힘을 주기도 했다.


김 감독과 김광현 사이에 수많은 일화가 쌓였고, 둘 사이에 신뢰는 더 깊어졌다. 지난해 12월, 김광현은 김 감독을 주례로 모시고 결혼식을 올렸다.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유창식에게 가능성을 발견했다.


김 감독과 유창식 사이에는 수많은 일화가 쌓일 것이다.


오랜 시간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있는 유창식이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김 감독은 "한두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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