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 지창욱 "재미있게 신나게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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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지창욱 "재미있게 신나게 놀았습니다"

14246532012819.jpg포즈 취하는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믿음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돼"…러브콜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연신 싱글벙글이다.

 

3일에 걸쳐 50개 매체를 인터뷰하지만 별로 힘들지 않다. 사랑받는 기쁨이자, 해냈다는 성취감이 크기 때문이다.  

 

KBS 2TV '힐러'를 통해 또 한단계 도약한 지창욱(28)을 최근 강남에서 인터뷰했다.  

 

하루아침에 일일극 주인공으로 발탁돼 바짝 얼어있었던 '웃어라 동해야'(2011), 긴장감을 벗어던지고 악역을 했던 '다섯손가락'(2012)에 이어 그와 인터뷰한 건 이번이 세번째. 

 

4년 사이 그는 부쩍 성장했고,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배우가 됐다. 무엇보다 '힐러'를 통해 '진짜 남자'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그는 지금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신나게 했고 행복했습니다. 작가님에게, 스태프에게 믿음을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습니다. 모두들 촬영장에서 제가 마음껏 놀 수 있게 만들어주셨어요. 정말 많이들 도와주셨습니다.

 

◇ '힐러' 이후 쏟아지는 러브콜…"신중히 검토할래요"

'힐러'의 주인공 서정후는 사실 기본 50점을 먹고 들어가는 캐릭터다. 그만큼 멋지다. 신출귀몰 온갖 일을 해내는 '밤의 해결사'로 특히 액션이 끝내준다. 여기에 한 여성을 향한 순애보가 가미된다.

 
14246532104877.jpg배우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그런데 솔직히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지창욱에게는 이런 멋진 수트가 잘 안 어울려보였다. 버거워보였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앞서 MBC '기황후'의 타환으로 연기의 폭을 넓히긴 했지만 서정후에게 필요한 매력적인 남자의 느낌은 아직 그에게 부족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창욱은 보란듯이 해냈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힐러'에서 보여준 지창욱에 홀딱 반한 여성 시청자가 많고,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시선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그의 액션은 날렵하고 근사했으며, 순애보는 설레게했고, 무거운 삶의 무게를 실어나르는 감성연기도 좋았다.  

 

지창욱은 "'힐러' 덕분에 너무나 많은 대본과 시나리오가 들어와 있다. 그전까지는 안 그랬는데…"라며 웃었다.  

 

러브콜이 쏟아진다는 의미다. 그를 인터뷰하던 날도 그의 매니저는 차기작 제안과 관련해 미팅 중이었다. 여기저기서 지창욱을 찾는 것이다.

 

지창욱은 "좀 쉬면서 신중히 검토하려고 한다. 제안을 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에서라도 모든 제안을 꼼꼼히 검토해서 차기작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서정후는 웃고 있지만 외로워보여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자살하고, 어머니는 재혼했으며 그 과정에서 소년원을 들락거린 서정후의 인생은 일찍부터 무거웠다.

 

지창욱은 "처음에 서정후의 캐릭터를 잡을 때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14246532044424.jpg포즈 취하는 지창욱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이 친구의 인생을 보면 너무 어둡고 정신병이 있을 수밖에 없는 역할이에요. 그런데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하고 위트까지 있어야하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죠. 웃고 있지만 외로워보여야한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표현이 안되면 어쩔까 걱정이 정말 많았지만요.(웃음)"

 

그는 "기황후의 타환도 신나게 연기했는데 타환은 보여줄게 많은 역할이었고 선이 뚜렷했다면, 서정후는 자신을 감추고 절제하면서 시니컬하고 덤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라 연기가 더 어려웠다. 그래서 멋부리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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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백동수' 때는 칼을 잡고 액션을 했던 그는 이번에는 맨몸 액션을 선보였다.

 

"어려서부터 뛰고 구르는 걸 많이 했어요. 좋아서라기보다는 할게 없어서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그게 이번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날렵하게 보이려고 노력은 많이 했지만 아쉬움이 많죠. 더 긴박하고 더 빠르고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렇게 못했어요. 그래도 편집을 기가막히게 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아요.(웃음)" 

 

'힐러'는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쓴 '모래시계' 이후 세대의 이야기다. 격동의 1970~80년대를 관통한 모래시계 세대와 그들 자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작 지창욱은 '모래시계'를 못봤다. '모래시계'가 방송되던 1995년 지창욱은 여덟살이었다. 

 

"제가 어릴 때라 못봤죠.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지만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힐러'를 하는 데는 상관이 없었어요. '힐러'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고, 송지나 작가님은 서정후가 어른의 보살핌없이 자라난 이 시대 젊은이의 표본이길 바란다고 하셨어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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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에 대해 머리아프게 고민하는 게 너무 신나요"

 
14246532072919.jpg지창욱, 훈훈한 외모 (서울=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힐러'에서 서정후 역을 연기한 배우 지창욱. 2015.2.23 yangdoo@yna.co.kr
 

지창욱은 '웃어라 동해야' 당시 자신이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연기를 그만둬야하나 고민했었다. 커다란 눈에는 긴장과 두려움, 버거움이 가득했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지창욱은 연기의 재미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웃어라 동해야' 때는 뭐가 뭔지 사리분별도 안됐고 너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후 조금씩조금씩 풀어지고 알아갔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하면서 무대 위에서 노는 것도 배웠고요. 편법은 없는 것 같아요. 대본을 한번 본 사람과 두번 본 사람은 다르고 연습을 대신할 것은 없다고 믿어요. 결국은 노력이라는거죠.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길을 가면서도 하고 늘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요. 예전에는 게임을 할 때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면 지금은 어려워도 계속 붙잡고 늘어져 어느 순간 이기는 희열을 맛보려고 한다는 게 달라진 것 같아요."

 

그는 "내 눈이 깊어졌다거나 연기가 좋아졌다는 건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예전보다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이라며 "연기를 준비하고 해내는 과정이 너무 신난다"며 웃었다. 

 

아들이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물었다.

 

"제가 홀어머니랑 살고 있는데요, 어머니 친구분들이 제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칭찬을 많이 하신대요.(웃음) 어머니가 그 말씀을 전하시는데 제가 한참 웃었어요. 아줌마들이 보는 눈이 정확하다는데 제 연기가 진짜 는 것 같아 보람이 느껴집니다. 하하."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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