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행 첫주…중국서도 배당주 열풍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강퉁 시행 첫주…중국서도 배당주 열풍

 

한도액에 못 미쳐…"한동안 일부 테마주에 집중될 것"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중국과 홍콩 증시를 이어주는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이 시행된 첫주 중국 본토 증시에서 배당주의 인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후강퉁이 처음 시행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중국 증시에서 순매수 규모가 컸던 15개 종목 가운데 고배당주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철도업체인 다친철도 주식은 이 기간 약 17억위안 규모가 순매수돼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에서 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의 최근 배당률은 4.778%로, 보통 1~2% 수준인 다른 종목들의 배당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규모 상위 2위, 5위에 오른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공상은행의 배당률도 각각 6.434%, 7.092%로 상당히 높았다. 

 

이외에 순매수 규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설은행(13위)과 초상은행(14위)의 배당률도 각각 7.160%, 5.827%로 집계됐다. 

 

이처럼 고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중국의 기준금리가 2년 넘게 3%대를 유지해오면서 중국에서도 배당주가 대안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에는 중국의 예금 기준금리가 2.75%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기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배당을 많이 하는 은행주를 집중 매수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4대 은행을 포함해 중국은행들은 중국 재정부나 중국투자공사(CIC) 등 주로 정부 기관이 대주주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재투자 등 자금 활용을 고려해 배당을 많이 받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중국에선 은행이 사실상 국유기업이라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작고 배당도 많이 해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배당주를 제외하면 후강퉁 시행 첫주 내수주의 인기도 두드러졌다.

 

순매수 상위 종목 중 고급 증류주 제조업체인 구저우모우타이와 상하이자동차, 핑안보험, 타이핑양보험 등은 대표적인 중국 내수주로 분류된다.

 

한편, 지난 한 주간 홍콩에서 중국 본토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후강퉁을 통한 중국 본토 A주의 전체 순매수 규모는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첫날인 17일은 시장 기대감에 힘입어 총 120억8천200만위안이 순매수됐지만, 이튿날인 18일에는 매수 규모가 49억4천400만위안으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어 매수규모는 19일 26억7천만위안, 20일 23억1천만위안, 21일 24억3천50만위안으로 20억위안 초반대에서 자리를 다졌다. 1일 순매수 한도액인 130억위안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7~19일 후강퉁 시행 이후 3일 연속 하락세를 타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 상위 종목은 대체로 고배당, 저평가, 장기성장, 개혁개방 수혜라는 재료를 보유한 종목들이었다"며 "장기적으로는 거래 및 순매수 대상이 점차 분산되겠지만 거래가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순매수가 몇몇 테마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yuni@yna.co.kr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