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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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성민·최진혁, 오늘 입대…"조용히 입소한다"입대 전 이벤트 열거나 SNS 통해 팬들에 인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1986년생 동갑내기인 JYJ의 김재중과 슈퍼주니어의 성민, 배우 최진혁(이상 29)이 31일 나란히 입대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각각 경기도의 한 사단, 경기도 부천 17사단 등지로 입소해 현역으로 복무한다. 달라진 풍경은 세 사람 모두 "조용히 입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이다. 그간 연예인들은 머리를 짧게 자른 채로 입대 현장에 모인 팬들에게 인사하고 언론매체 인터뷰에도 나섰으나 최근 연예인들은 소란스럽지 않게 입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입소 장소와 시간을 외부에 함구하기도 한다. 김재중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조용히 입대하고 싶다는 김재중의 강한 의지가 있어 소속사도 이를 존중하고자 한다"며 "또 입소 부대로부터 훈련소 입구가 복잡해 취재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민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도 "조용히 입대하고 싶다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인터뷰 없이 차를 타고 부대로 들어간다"며 "차 안에서 팬들에게 인사는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슈퍼주니어의 신동도 지난 24일 경기도 연천 28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입소할 때 차량을 타고 조용히 부대로 들어갔다. JYJ 김재중 이들과 같은 한류 스타들의 입대 현장에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지 팬들이 찾아와 플래카드를 흔들며 환송하고, 스타는 경례를 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게 흔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입대 전 마지막 팬미팅이나 공연 등의 이벤트를 열어 팬들에게 인사하거나 홈페이지 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김재중은 지난 28~29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팬미팅 콘서트를 열어 "즐겁게 웃으며 머리도 깎고 그렇게 기분 좋게 다녀오겠다. 웃으면서 잠시만 이별하자"고 인사했다. 또 30일 자신의 트위터에는 "짧아지고 있다, 곧 빡빡이로 변신.(중략) 우리 팬들 때문에 많이 울고 웃고 소중한 시간 보내고 갑니다"란 글을 올리며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을 공개했다. 최진혁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머리 잘랐어요.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짧아진 머리를 공개했다. 슈퍼주니어 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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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사과까지 했지만…이태임-예원 욕설 영상 유출(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달 초 촬영장 욕설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배우 이태임과 가수 예원이 27일 문제의 순간을 담은 영상이 유출되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이태임과 예원이 지난달 24일 제주도의 해변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영상이 유출됐다. 이들은 MBC TV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촬영하기 위해 현장에 함께 있었다.잠수 신을 촬영하고 나온 이태임이 해변에 있던 예원에게 말을 걸면서 시작되는 영상에서 이태임과 예원은 짧은 대화를 나누다 반말 시비로 감정이 상해 각자 욕설을 내뱉는다. 이태임은 예원에게, 예원은 현장을 떠나는 이태임의 뒤에 대고 혼잣말처럼 욕설을 했다. 이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제3자가 몰래 옆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은 1분24초간 이어진다. 앞서 이태임과 예원은 욕설 파문이 불거지자 나란히 소속사를 통해 공개 사과를 했다. 이태임은 지난 5일 "예원 씨에게 상처 줘서 미안하고 그 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을 내뱉은 나 자신이 후회스러우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예원은 다음날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었던 이태임 선배님이 평소 친분이 없던 저를 오해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선배님이 용기를 내 먼저 사과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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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그룹 투애니원(2NE1)의 씨엘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5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에 올랐다.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타임이 지난 24일 인터넷 사이트에 '2015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후보를 공개했으며 이 가운데 씨엘이 포함됐다고 26일 밝혔다.이에 따라 씨엘은 월드스타 비와 싸이에 이어 국내 연예인 중 세번째로 100인 후보로 뽑혔다. 타임은 씨엘에 대해 "한국의 유명한 걸그룹 2NE1의 멤버로, 저스틴 비버와 칼리 래 젭슨을 발굴한 스쿠터 브라운과 한팀을 이뤄 미국 데뷔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씨엘과 함께 레이디 가가, 비욘세, 엠마 왓슨, 리아나, 버락 오바마, 샘 스미스,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후보군에 있다. 타임은 해당 사이트에서 다음달 10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진행 중이며 다음달 16일께 최종 100인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씨엘은 레이디 가가(4.5%)에 이어 4.2%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 중이다.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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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홍보' 걸스데이 혜리에 고용부 감사패(세종=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고용노동부는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컨벤션룸에서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에게 감사패를 수여한다. 혜리는 최근 방영되고 있는 취업포털 알바몬의 '알바도 갑이다' 광고에서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5천580원입니다"라는 발언 등을 통해 최저임금의 취지를 알리는데 기여한 바 있다. 혜리가 소속된 드림티엔터테인먼트의 이종석 대표, 취업포털사이트 알바몬의 김훈 대표, 광고를 기획한 메이트커뮤니케이션즈의 이동훈 대표도 감사패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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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10년만에 연기…드라마 '사임당' 출연(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류스타 이영애(44)가 10년 만에 연기자로 컴백한다. 이영애가 내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the Herstory)에 출연한다고 이 드라마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25일 밝혔다. '사임당'은 5만원권 화폐의 얼굴인 신사임당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이영애가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신사임당 1인2역을 맡아 현재와 과거를 넘나든다. 이영애는 지난 2004년 MBC '대장금' 이후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으며,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마지막 작품이다. '대장금'으로 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영애는 결혼과 출산으로 연기를 중단했다. 제작사는 "천재화가 사임당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다"며 "주인공이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의 일기와 의문의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다채로운 연기로 그려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사는 이어 "이영애 씨의 고풍적이고 우아한 이미지와 사임당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사전 제작을 준비 중이며 중국은 동시 방영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임당'은 오는 6월 촬영을 시작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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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이 주춤하자…드라마에서 터지는 웃음폭탄들'풍문으로…' 유준상·장현성, '착하지않은…' 김혜자·장미희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개그콘서트'가 주춤해도 상관없다. 여기, 개그맨보다 훨씬 더 웃긴 배우들이 나타났다. SBS TV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의 유준상(46)과 장현성(45), KBS 2TV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김혜자(74)와 장미희(58)가 매회 커다란 웃음폭탄을 터뜨리며 안방극장을 초토화하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웃음에 기대 한주를 살아가다 최근 '개콘'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면서 위로를 얻을 곳을 찾지 못했던 시청자들은 평일 밤 10시 난데없이 큰 웃음을 주는 배우들의 출현에 반가워하고 있다. 유준상과 장현성, 김혜자와 장미희가 펼치는 코미디의 앙상블은 방송과 동시에 인터넷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들이 전하는 허를 찌르는 웃음으로 봄을 맞은 안방극장이 유쾌해졌다. ◇ "야한 생각을 하면 머리가 빨리 자란다는데…" '풍문으로 들었소'의 유준상과 장현성은 대한민국의 슈퍼 갑과 궁상맞은 을을 상징적으로 희화화하며 극과 극의 재미를 안겨준다. 법무법인의 대표이자 대대손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 재벌 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한정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외치고, 동서고전에 통달한 매력적인 신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위선이다. 고생 한줌 해보지 않고 태어날 때부터 최고로 대접받으며 살아온 한정호는 자신이 누리고 살아온 모든 것을 오로지 '자기들끼리'만 앞으로도 쭉 영위하기를 바란다. 유준상은 그런 한정호를 맡아 '과장된 절제미'를 보여주며 매 장면 키득키득 웃게 만든다. 남들의 눈이 무서워 당황함과 분노, 수치스러움과 초조함을 애써 숨기기 위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사는 한정호가 혼자 있을 때, 혹은 '자기 사람들'하고 있을 때 드러내는 본모습은 겉과 속이 다른 이의 전형성을 꼬집으며 희화화의 백미를 보여준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정수리 탈모만은 어찌할 수 없는 한정호가 머리카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럼에도 작은 통증도 참지 못해 모발 이식 시술 앞에서 주저하는 모습은 '쌤통'이 따로 없다.유준상은 진지하고도 심각한 표정으로 "혹시 내가 너무 절제된 생활을 하는 건 아닌가요? 야한 생각을 하면 머리가 빨리 자란다는데…"라며 고민하는 한정호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실어나른다. 장현성은 그런 한정호의 대척점에 있는 서형식을 연기한다. 되는 일 하나 없고, 하루하루 근심만 쌓여가는 답답한 서민층인 서형식은 '강금실이 될 거라 굳게 믿었던' 둘째 딸 봄이 난데없이 여고생 미혼모가 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그랬던 그에게 한순간 서광이 비치니 바로 그 딸 봄이가 알고보니 한정호의 아들과 눈이 맞아 사고를 친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안 순간부터 서형식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간다. 납작 엎드려야 할지, 아니면 세게 나가야 좋을지, 어떻게 해야 자신에게 이득이 될 것인가 매순간 고민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순박하다가도 금세 뻔뻔해지고 자존심을 내세우다가도 돌연 비굴해지는 서형식은 서글픈 코미디 그 자체다. 앞서 '아내의 자격'에서 방송 기자의 '알량한' 갑질을 희화화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장현성은 이번에는 손에 쥔 것 하나 없는 궁상맞은 을의 모습을 손에 잡힐 듯 연기하고 있다. 잘사는 사돈이 한몫을 떼어주지 않을까, 취직 못하는 큰딸을 구제해주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면서도 겉으로는 짐짓 '쥐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콘셉트를 밀고 나가다 제풀에 지쳐버리는 장현성의 연기는 디테일이 세밀하게 살아있다. 한정호의 갑질에 열이 받아 '한정호는 반성하라, 사돈갑질 웬말이냐'라고 쓴 피켓을 들고 호기롭게 집을 나서지만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사돈갑질'이라는 말을 슬쩍 지우고, 한정호의 굳건한 위세에 "쫄린다"며 소심하게 이불을 뒤집어쓰는 서형식의 '을질'을 장현성은 살아있는 웃음으로 승화한다. ◇ "아니에요. BB크림만 바른 거예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김혜자와 장미희는 한술 더 뜬다. 이들이 이렇게 웃길 줄 몰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두 여배우는 매회 기대를 넘어서는 더한 웃음을 전해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혜자와 장미희는 극중 연적이다. 30년 전 죽은(사실은 기억을 상실한 채 살아있는) 김철희(이순재 분)의 부인 강순옥과 애인 장모란역을 각각 맡은 둘은 희한한 인연으로 어느날 갑자기 한집에 살게 되면서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 강순옥은 무슨 심보인지 장모란이 시한부라는 소리를 듣자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 먹이고 재우며 보살핀다. 하지만 순간순간 구박하고 창피를 주는 것을 통해 평생 가슴에 품어왔던 한을 조금씩 푼다. 김혜자는 곱고 환한 미소, 조근조근하고 얌전한 말투와 달리 입속에 칼을 품은 강순옥이 장모란에게 펼치는 솔직하고도 소심한 복수극을 인절미를 씹듯 쫀득쫀득하게 연기하고 있다. 장모란을 사람들에게 자기 남편의 '세컨드'라고 소개하고, 반지 하나로 장모란을 보란듯이 KO패 시킨 후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강순옥을 다른 배우가 하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김혜자는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고 있다. 청순미와 섹시미로 1970~80년대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장미희의 코믹 연기도 압권이다. 자신을 골려먹는 재미에 에너지를 얻는 강순옥에 맞서 나름 유치한 방어전을 펼치면서도 열에 아홉은 강순옥에게 꼼짝없이 당하고 마는 장모란을 연기하는 장미희는 재발견 그 자체다. 순진한 아이 같이 토라지고 속상해하면서도 강순옥이 달래주면 금세 마음을 풀고, 우아하게 성장을 하고 나가서는 난데없이 얄미운 인간의 머리채를 잡고 행패를 부리는 장모란의 모습을 보고 웃지않기란 힘들다. 강순옥의 구박에 "언니 못됐어요. 감싸주는 듯하다 뒤로 욕하고"라며 훌쩍훌쩍 우는 장모란과 "내가 언제 뒤로 욕해. 면전에서 하잖아"라며 어이없어하는 강순옥의 앙상블은 '백문이불여일견'이다. 강순옥이 "에이, 사진 찍으려고 집에서부터 화장하고 나왔네"라고 놀려먹자 "아니에요. BB크림만 바른 거예요"라며 소심하게 오리발을 내민 장모란이 다음 순간 강순옥과 나란히 앉아 셀카봉을 들고 웃으며 사진 찍는 장면은 전성기의 '개콘' 저리가라다. 이러한 김혜자와 장미희의 예상하지 못했던 코미디 호흡은 화면 가득 귀엽고 사랑스러운 웃음을 채우며 드라마에서 이들의 듀엣만 떼어내 2인극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 기대마저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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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마셔도 함성…'한류 대세' 입증한 김준수 태국 공연태국서 세번째 아시아 투어 콘서트…3천 관객 환호 (방콕=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969년 영국의 팝스타 클리프 리처드의 첫 내한공연이 이러했을까.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김준수의 공연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으로 마치 수십 년 전 해외 스타들의 국내 공연을 떠올리게 했다. 태국의 주요 공연장 중 하나인 방콕 썬더돔(Thunderdome)을 가득 채운 3천여 명의 팬들은 김준수의 손짓과 몸짓 하나하나에 격렬하게 반응했다.그가 땀을 닦거나 목을 축이는 사소한 행동에도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김준수도 이역만리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보답하고자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온 힘을 다해 무대 하나하나를 펼쳐나갔다. 무대 양옆에 설치된 대형 LED에서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나온 것은 이날 오후 6시께.오프닝 퍼포먼스를 위해 등장한 남성 댄서의 화려한 무대에 관객들이 방심한 찰나 김준수가 무대 한가운데서 점프하듯 튀어나왔다.김준수의 깜짝 등장에 관객들은 함성과 함께 손에 든 야광봉을 흔들며 반겼다. 어둠 속에서 야광봉이 연출하는 붉은 물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이었다.김준수는 파워풀한 댄스곡인 '인크레더블'(Incredible)로 첫 무대를 열었다.빠른 박자의 노래에 격렬한 춤이 수반되는 곡이지만 김준수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노래를 소화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마치 CD를 재생하는 것처럼 라이브 무대를 소화한다고 한때 그의 이름 앞에 'CD 소년'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던 일화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는 첫 곡을 마친 뒤 "너무 뵙고 싶었다. 새 앨범, 새 곡들로 공연을 가득 채우겠다. 기대해달라"는 말로 태국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통역사가 그의 얘기를 전하자 팬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한국어로 "네~"라고 답했다.그는 이어 최근 발매한 3집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엑스송'(X Song)을 선보였다. 그가 무대를 위해 겉옷을 벗으면서 맨팔을 드러내자 팬들은 다시 한번 자지러졌다. 마치 과열된 무대를 식히기라도 하듯 그는 '럴러바이'(Lullaby),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 '리치'(Reach), '나의 밤' 등 발라드곡으로 다음 무대를 이어갔다.그러나 팬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럴러바이' 무대에서 그가 섹시한 안무를 할 때마다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으며 사전에 준비한 듯 '러브 유 모어' 무대에선 일제히 꽃 그림 피켓을 머리 위로 들고 노래에 맞춰 흔들었다.특히 그가 태국팬들의 답을 바로 알아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며 "태국말을 배우고 싶다. 태국어 특유의 입술과 입술이 부딪히는 소리가 참 예쁘다"고 말하자 팬들의 환호성이 극에 달했다. 이런 팬들의 노력만큼이나 김준수의 배려도 돋보였다.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마치 숲 속 어딘가에서 길을 잃은 느낌으로 들어달라"(나의 밤), "친형이 작사했다. 나비가 되고 싶은 애벌레의 꿈을 담은 곡이다"(나비) 등 중간 중간 3집 수록곡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김준수 공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코너인 '지니타임'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태국팬들의 요청에 랩을 선보였으며, 이번 공연 리스트에서 빠진 '헬로 헬로'(Hello Hello)를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다. 또 그가 부른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도 메들리로 들려주고, 국내서 출연했던 뮤지컬 곡 일부도 마치 실제 뮤지컬과 비슷한 장면을 연출해 보여줬다.뭐니뭐니해도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그의 예고대로 3집 타이틀곡 '꽃'의 무대였다.김준수는 공연에 앞서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꽃'이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며 "한 공연 안에서 또 다른 작은 공연을 보듯이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그의 예고처럼 댄서들과 함께 연출한 이 무대는 웅장한 멜로디에 화려한 군무가 어우러지며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그는 이 곡으로 무대를 마무리했으나 팬들이 그의 이름을 계속 외치며 앙코르를 요청하자 다시 등장해 '사랑숨'과 'F.L.P'를 들려줬다. 이번 공연은 '한류 스타'로서 김준수의 위상을 가늠케 했다.방콕 공연의 티켓 가격은 자리에 따라 1천800~5천500바트(한화 약 6만2천~18만8천원)선이었다. 태국의 일인당 평균소득을 고려하면 상당히 비싼 액수라고 공연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럼에도 김준수의 오랜 팬들이 많아 좋은 좌석은 일찌감치 판매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이날 공연장을 찾은 태국 여성팬 찌얍(28) 씨는 "2012년과 2013년 공연도 다 봤다"면서 "항상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는 최고의 아티스트다. 언제 또 태국에 올지 벌써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팬 푸(40) 씨도 "준수의 팬이 된 지 벌써 10년째"라면서 "매번 잊지 않고 태국을 찾아줘서 고맙다. 또 그의 음악으로 힐링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앞서 서울과 일본 오사카, 중국 상하이 등에서 공연을 펼친 김준수는 방콕에 이어 일본 도쿄와 후쿠오카, 나고야에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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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킬미힐미 후폭풍 겁나…헤어나오기 힘들듯"(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사실 후폭풍이 클 것 같아 되게 겁나요. 나중에 생각이 날 텐데, 그때가 되면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아요." 부담도 없었고, 자신도 있었고, 잘 마쳐서 고맙고 다행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하지만 그는 잘 안다. 이러다 얼마 후, 사람들 사이에서 잠잠해질 때쯤 조용히 그리고 강력한 후폭풍이 오롯이 그의 몫으로 닥쳐오리라는 것을. 배우 지성(38)이 담담하게 진행해나가던 인터뷰 말미 결국은 이렇게 고백을 했다. 지금이야 실감도 안나고 다 비워내 멍한 상태지만, 7가지 인격을 가진 범상치않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쓰레기통을 한 번에 말끔히 비워내듯 자신을 리셋(reset) 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 터다. MBC '킬미힐미'를 통해 연기인생 16년의 절정을 맞이한 지성은 최근 인터뷰에서 "현실에서 곧 아빠가 되기에 빨리 차도현이라는 캐릭터를 떠나보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킬미힐미'라는 작품과 차도현이라는 캐릭터는 제3자가 보기에도 배우 지성에게 쉽게 작별을 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듯하다. 그만큼 그는 오래 기다렸고, 마침내 그 순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 "차도현, 지금이니까 가능했던 연기" 지성은 '킬미힐미'를 통해 평생 받을 찬사를 한꺼번에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늘 노력하는 연기자였고, 준비된 배우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찬란한 순간'이 오지 않았을 뿐이다. 1999년 데뷔 때부터 하나하나 계단을 밟으며 올라왔고 마침내 '좋은 배우'가 됐지만 특급 스타가 되기에는 늘 5%가 부족했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이기도 했고, 운이 안 따라서이기도 했다. 그러다 16년 만에 마침내 기회가 왔다. 그런데 끝까지 드라마틱했다. '킬미힐미'는 돌고돌아 막판에 지성의 손에 안겼기 때문이다. "(제게 캐스팅 제안이 오기 전) 시놉시스를 미리 봤어요. 7가지 인격이라고 하는데 제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꼭 하고 싶었는데 처음엔 인연이 안 닿았다가 나중에 제게 왔죠. 캐스팅이 늦게 돼서 촉박한 시간 내에 준비해야 했지만 자신 있었습니다. 또 김진만 PD님이 저를 믿고 지켜봐 주셨기에 제 진심을 담아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지성은 바로 지금이었기에 자신이 차도현을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우가 한 작품 안에서 남녀노소의 희로애락을 동시다발적으로 연기하는 것은 웬만한 내공으로는 닿을 수 없는 영역이다. "때가 온 것 같아요. 저도 길다면 긴 연기 인생을 보내면서 조금씩 쌓아온 게 있고 그러면서 한결 여유로워진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하면 제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지를 이제는 알게 됐어요. 7가지 인격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인격을 집중해서 연기해야 했는데 그게 가능해진 거죠.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연기를 해낸 것 같은데, 그게 바로 지금이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저도 방황하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지금보다 빨리 차도현을 만났다면 이만큼 못해냈을 겁니다." ◇ "맥주 한잔 마시고 싶어하던 페리박의 절박한 모습 가슴 아파" 1999년 SBS '카이스트'로 데뷔한 지성은 '올인' '왕의 여자' '애정의 조건'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뉴하트' '태양을 삼켜라' '김수로' '로열패밀리' '보스를 지켜라' '대풍수' '비밀'까지 쉼 없이 페달을 밟았다. 일찌감치 한몫하는 배우로 올라섰지만, 욕심과는 달리 '한방'이 터지지는 않았다. 그러다 잊고 있던 순간 '킬미힐미'가 터졌다. 지성은 "인기와 관심을 너무나 바랐을 때는 오지 않더니 다 내려놓으니 이런 날이 온다"고 담담히 말했다. 배우가 되고 싶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라도에서 상경한 지성은 배우가 되기 위해 세트장에 몰래 들어가 대본을 훔치는가 하면, 잘 곳이 없어 지하철역(여의나루역)에서 노숙을 하기도 했다.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밑바닥 경험도 해봤고, 늘 자신보다 위에서 각광받는 스타들을 보며 타는 목마름도 느껴봤던 그 세월이 있었기에 오늘날 7개의 인격 연기가 가능했고, 그에 따른 찬사도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그런 면에서 페리박을 연기할 때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고 했다. "페리박이 맥주 한잔 절실히 마시고 싶어할 때 꼭 못 마시고 쓰러지잖아요. 그냥 보면 웃긴 장면이지만 그게 사실은 정말 가슴 아프고 슬픈 이야기에요. 정말 하고 싶고, 바라던 것을 눈앞에 두고 못하는 거잖아요. 딱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근데 인생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고 모든 것은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페리박도 나중에 사라질 때야 비로소 맥주 한잔을 맛있게 마시잖아요. 제가 페리박을 연기할 때 가장 애드리브를 많이 했는데 마지막 대사도 애드리브였어요. '늘 웃고 좋은 생각만 하소. 딱 한 번 사는 인생잉께. 건강하소'. 그 대사에 제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힘들어도 힘내며 웃고 살자고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바랄 때는 오지 않던 인기와 찬사가 마음을 비우니 이제야 왔다는 지성은 맥주 한잔을 앞에 놓고 침을 꼴깍 삼키기만 했던 페리박의 절박한 마음을 연기하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짠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시간들을 통과해 오늘에 이른 자로서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킬미힐미'는 제가 배우로서 존재하고 있구나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만족합니다. 또 이번 연기를 하면서 제 마음도 치유한 작품이에요. 저는 그동안 저를 사랑할 줄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는 저를 사랑할 줄 알게 됐어요. '너 그동안 정말 잘했다'는 말을 제게 하고 싶어요." ◇ "우리 모두 다양한 모습 간직하고 살아" 차도현은 7가지의 인격을 가진 특이한 캐릭터였지만,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 노랫말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거창하게 얘기해서 인격이지 사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 다양한 모습이 있잖아요. 화날 때, 슬플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다 다른 모습이죠. 그것을 극대화해서 개별 인격처럼 표현한 것이 이번 드라마고요. 요섭이에게는 살면서 정말 힘들 때의 심정을 투영한 것처럼, 드라마일 뿐이지만 시청자가 7가지 인격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은 누구에게나 그런 다양한 모습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배우가 남들과 다른 것은, 남들은 평상시 가볍게 혹은 짧게 지나갈 감정들을 극대화해서 형상화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비록 연기지만, 가짜지만, 특정 캐릭터를 연기하고 난 후유증은 배우가 홀로 감내해야 하는 그만의 몫이다. 지성은 "긴 여운을 안고 살기엔 할 일이 많다"고 했지만 그에게나, 시청자에게나 특별했던 차도현을 연기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부은 뒤 밀려오는 허탈함은 그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 될 듯하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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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져서 반갑네…채시라·김희선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MBC '앵그리맘'서 대변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인의 대명사이자 1980~90년대 절정의 인기를 누린 채시라(47)와 김희선(38)이 나란히 '뽀글 파마'로 무장하고 대변신을 감행해 화제다. 변신도 보통 변신이 아니다. 망가지기로 작정을 한듯, 물불 안 가리고 화면 속에서 뛰어다닌다. 청순하거나 섹시하게, 혹은 캔디의 이미지로 나란히 전성기를 구가했고, 최근까지도 그러한 역할을 맡아왔던 두 배우는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MBC TV '앵그리맘'을 통해 새로운 진화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꽃분장으로 주름을 가리고, 예쁜 옷으로 나이를 지우려는 게 아니라 정반대의 모습을 통해 스타가 아닌, 여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둘은 나란히 10대에 사고 치고 엄마가 된 캐릭터를 맡아 체면과 품위를 벗어던졌다. ◇ 마스카라 번져도, 아무 옷이나 입어도 OK채시라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여고시절 담임교사한테 찍혀 구박과 학대를 당하다 결국 퇴학당하고 19세에 덜컥 아이를 낳은 사고뭉치 김현숙을 연기한다. 그렇게 낳은 딸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최연소 대학교수를 노리고 있는 마당에도 40대의 김현숙은 여전히 철이 들지 않았다. 사기를 당해 친정집 전재산을 날리더니 만회하겠다고 불법도박장을 기웃거리다 단속에 걸려 마스카라가 다 번진 채 슬리퍼 바람으로 도망다니기도 했다. 반듯한 모범생 혹은 야망에 불타는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해온 채시라가 이번에는 한살 위 잘난 언니한테 평생 치여 사는 못난이를 맡아 이제껏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철 들려면 먼 것 같은 언사, 매사 자신감 없고 주눅이 든 행동거지의 김현숙을 만나 '대차게' 망가진다. 김희선은 '앵그리맘'에서 18살 딸을 둔 34살 엄마 조강자를 연기한다. 조강자는 김현숙보다 한술 더 떠 학창시절 '껌 좀 씹었던' 인물이다. 주먹깨나 써서 '벌구포 사시미'라는 별명을 안고 살았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과거를 뒤로 하고 불광동에서 돼지불백 전문기사식당을 운영하는 뽀글머리 억척주부로 살아간다. 욱하는 성질에 손님들에게도 욕설을 퍼붓고는 하지만 조강자는 지금은 칼질 잘하고 힘 좀 쓰는 짠순이 식당 주인으로 살고 있다. 어떻게 해도 미모를 숨길 수 없어 늘 예쁜 공주같은 역할을 해온 김희선이 대충 집에 남아도는 옷을 걸쳐입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온갖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아줌마로 변신한 모습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 무릎도 꿇고 주먹도 휘두르고 채시라의 김현숙과 김희선의 조강자 모두 어릴 적 사고를 쳐 일찍 엄마가 된 까닭에 '엄마'로 보이지 않는다. 김현숙은 딸의 언니로 오인받고, 조강자는 심지어 여고생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둘다 그동안 지나온 세월만큼의 어두운 '흑역사'가 있고, 그로 인해 키운 강단이 있다. 그리고 딸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엄마다. 여고시절 악덕 교사의 학대로 고통을 겪은 김현숙은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평소에는 아이처럼 떼도 쓰고 철부지 짓도 많이 하지만, 학교 폭력은 용서할 수 없는 그는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구해주기 위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한다. 김현숙은 또한 딸을 위해서는 무릎도 꿇는다. 대학교수가 되려는 딸의 앞길이 막힐 것 같자 주저없이 학교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한다. 딸은 질색하지만 엄마의 마음은 그렇다. 조강자는 학창시절 불의를 보면 참지못했던 정의의 '주먹파'였다. 하지만 과거를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는 어느날 자신의 딸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눈이 뒤집힌다. 그는 조방울이라는 이름의 여고생으로 딸의 학교에 위장 잠입해 딸 대신 복수에 나선다. 역시 엄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직전 단계로 조강자는 '밤의 세계'로 들어가 잊고 살려고 했던 자신의 주먹 실력을 꺼내보인다. 딸은 창피하다며 밖에서 자신을 엄마라고도 부르지 않지만 조강자는 학교에서 당하고 사는 딸을 위해 어떤 짓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학교에 위장잠입해서는 다시 정의의 주먹을 휘두른다. 이러한 채시라와 김희선의 열연에 화장 고칠 시간은 끼어들 새가 없다. 어떻게 하면 좀더 캐릭터의 진심이 전해질까 하는 고민만 빛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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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드라마, 폭력을 이야기하다'앵그리 맘' '착하지 않은 여자들' '킬미 힐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학교 폭력과 아동 학대, 가정 폭력 등 갖가지 유형의 폭력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TV 드라마가 폭력의 심각성을 정면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다만, 심각한 이야기를 코믹한 코드와 버무리며 다큐가 아닌 드라마적인 재미를 함께 추구한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MBC TV '킬미 힐미'는 아동 학대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지성과 황정음의 찰떡궁합 연기가 일품이었던 '킬미 힐미'는 주인공이 7개의 다중인격을 갖게 된 원인으로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벌어졌던 아동 학대를 배치해놓았다. 한집에 함께 살던 소녀가 학대당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울어야 했던 소년이 결국 고통 끝에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져 다중인격 소유자가 됐다는 것이 드라마의 기둥 줄거리다.대부분의 가정 폭력에는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등장하는데, '킬미 힐미'에도 역시 삼자가 등장한다. 드라마는 어린 시절의 강렬한 트라우마가 성장하면서 해당 기억의 상실로 이어지거나, 다른 형태의 고통으로 변질되는 이야기를 전개하며 아동 학대가 한 인간의 평생에 걸쳐 어떤 끔찍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을지를 경고했다. 실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보육시설에서 벌어지는 학대와 가정 내 아동 학대가 떠들썩하게 보도되고 있는 현실에서 '킬미 힐미'는 드라마적인 상상력이긴 하지만 이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런 영향의 하나로 '킬미 힐미' 팬들이 지난 11일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2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킬미, 힐미' 갤러리(페이지) 팬들은 아동학대 피해자를 돕고자 모금활동을 벌였고, 그중 일부인 2천15만1천710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기부액은 드라마가 처음 방송된 시간인 2015년 1월 7일 밤 10시를 기념해 정해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드라마 팬들의 추진력 있는 모금 운동에 깊이 감명받았다"면서 "기부자들의 의견에 따라 모금액은 학대 피해 아동의 심리치료와 경제적 지원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KBS 2TV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주인공 김현숙(채시라 분)은 여고시절 겪은 악몽의 그림자가 장성한 딸을 둔 40대가 될 때까지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인물이다. 이 드라마 역시 '킬미 힐미'처럼 코미디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사실은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기 겪은 치욕과 그로 인한 분노가 평생의 한이 된 여성의 트라우마를 좇는다. 꿈많던 여고시절 성적 지상주의에, 야비하고 인정머리 없는 교사 나현애(서이숙) 밑에서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학대를 당한 김현숙은 결국 나현애로 인해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퇴학을 당하고 만다. 그로 인해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했던 김현숙은 그 일로 자신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그는 그때의 악몽으로 길가다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폭력에 노출된 학생을 보면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가 떠오르는 그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가해 학생들을 혼내주기도 한다. 김현숙은 20여 년 만에 옛 스승 나현애와 재회하게 되자 어떻게든 복수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나현애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야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18일 시작하는 김희선 주연의 MBC TV 수목극 '앵그리맘'도 학교 폭력을 다룬다. 드라마는 학교폭력 피해자인 딸을 위해 다시 교복을 입은 엄마 조강자(김희선)의 이야기다. 조강자는 심한 구타를 당했음에도 입을 다문 딸을 대신해 여고생으로 변신, 전학생 조방울로 가장해 딸의 학교인 명성고에 나타난다. 영화 '두사부일체'를 떠올리게 하는 '앵그리맘'은 여고생 시절 '껌 좀 씹었던' 조강자의 활약상을 코믹하면서도 경쾌하게 그리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그 안에 실어나를 예정이다. 김희선은 17일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를 통해 학교폭력이 완전히 근절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드라마가 주위 사람들이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최병길 PD는 "이야기가 학교폭력으로 시작하지만 단지 학교 안의 문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예정이다. 학교폭력은 결국 사회적 문제와 모두 연결돼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