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과 세계경제 특히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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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과 세계경제 특히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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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김상국 명예교수

 

(국민문화신문) 논설위원 김상국 교수  = 10월 말 20차 전인대에서 예상했던 대로 시진핑이 3연임에 성공하였다. 시진핑의 3연임과 이번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래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에 크나 큰 파장을 미치리라고 본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눈앞에 나타난 현상을 문제 삼기보다는 ‘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전 세계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풍요를 누릴 수 있었다.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가장 풍요로운 사회를 이루었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한 사실에 기인한다. 지금까지 세계역사는 강대국 간 전쟁의 연속이었다. 특히 과거에는 여러 가지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강대국 간의 땅 따먹기 전쟁이었다. 아니면 강대국이 약소국을 식민지화하려는 전쟁이 대부분이었다.

 

1차, 2차 세계대전도 뒤늦게 통일을 이루고 근대화에 성공한 독일이 영국과 프랑스, 미국이 차지한 식민지를 같이 나눠 갖자는 전쟁이었다. 일본도 서양보다는 늦었지만 동양에서는 가장 먼저 발전한 국가였기 때문에 덩달아 기웃거리다가 된통 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쟁 양상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변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소련이 붕괴 된 1991년 이후에는 크게 변화하였다. 즉 이제는 강대국 간의 무기를 들고 싸우는 전쟁은 더 이상 없고, 기술과 상품을 통한 국가들 간의 무역전쟁으로 바뀐 것이다. 특히 냉전 시대 호전적 국가였던 소련이 멸망함으로써 이런 분위기는 완전히 정착되는 듯이 보였다.

 

이러한 세계적인 평화 분위기 아래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통합되면서 생긴 현상이 바로 『세계화(Globalization)』였다. 세계화는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가장 간단히 본질적 내용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전 세계에서 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에서 자원을 가져와 ② 전 세계에서 가장 설계를 잘 하는 나라에서 설계를 하고 ③ 전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곳에서 상품을 만들어 ④ 전 세계에 판매함으로써 ⑤ 최대의 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⑥ 상품과 사람의 이동이 자유스럽도록 ⑦ 전 세계를 “하나의 세계”로 묶자는 것이 세계화다. 더 간단히 정의한다면‘세계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장사할 수 있도록 관세와 같은 무역장벽을 없애자는 것’이 바로 세계화의 핵심 내용인 것이다.

 

이런 사고의 결과로 탄생한 최초 협정이 바로 자유무역협정(FTA)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확대판이 바로 우루과이 라운드(UR)였다. FTA는 자유무역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관세를 인접국가 간에 우선 없애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자유무역을 전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하고, 상품 이외에 특허나 의료 그 밖의 법률상의 제한까지도 함께 없애자는 것이 우루과이라운드(UR)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유무역을 실행하는 도중에 혹시 회원국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중재기관이 바로 세계무역기구(WTO)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계화의 진행에 더욱 불을 붙인 것이 바로 14억의 거대한 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중국(중공)이었다. 전 세계의 이익과 중국이 이익이 일치하여 중국은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하면서 세계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비단장사 왕서방’ 답게 잽싸게 그리고 확실하게 수행하였다.

 

지난 몇십년 동안 이러한 데탕트 즉 글로발라이제이션(세계화, Globalization)은 전 세계에 몇가지 확실한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공급망의 일원화였다. 즉 이제 전 세계의 자원은 그것이 어느 나라에 있든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자원이 되었다.

 

둘째; 전 세계의 분업화 현상이었다.

이제 어느 나라는 자원을, 어느 나라는 설계를, 어느 나라는 제조를 그리고 다른 모든 나라는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마치 전 세계가 하나인 나라처럼 분업화를 이루게 된 것이다.

 

셋째; 전 세계의 네트워크화다. 이제 전 세계는 국경이나 민족이라는 개념은 약화되고 『경쟁력』이라는 하나의 무기 앞에 하나로 묶이게 되었다. 이제 경쟁력만 있으면 전 세계에 자유롭게 진출 할 수 있고, 역으로 경쟁력이 없으면 자국 시장에서도 판매할 수 없는 시장이 된 것이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이런 자유스런 분위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특히 우루과이 라운드를 강요한 미국은 자국의 막강한 기술력과 자금력 그리고 군사력을 가지고 세계 경찰 노릇을 하면서 전 세계를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은 ‘그래도 도덕심이 있는’ 미국이 경찰 노릇을 해주면 자국은 국방비를 절약하여 경제발전에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이런 체재를 은근슬쩍 받아 드렸다.

 

그러나 이런 우호적인 세계 분위기에 찬 물을 확실하게 끼얹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푸틴과 시진핑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잘 살펴보자. 우선 다음 질문을 마음속에서 해 보기를 바란다.

 

왜 세계사에서 한번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본 적도 없는 우크라이나를 자유 진영 거의 모든 나라가 돕고 있는가? 140년 동안 중립국가인 척하였던 핀랜드와 스웨덴이 NATO에 왜 급작스럽게 가입하였는가? 만년 중립국이라고 자칭했던 스위스 같은 나라가 러시아 주요 인사들의 거액 예금계좌를 왜 동결하였는가? 그리고 폴란드는 자기 국경 바로 옆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자국을 지켜야 할 대포와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우리나라로부터 40조원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무기를 구입하겠는가? 생각해 보면 대답하기 쉬운 질문들이 아니다.

 

우리는 눈앞의 작은 사실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전체 대세의 흐름을 파악하는데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국가들은 소련 멸망 후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많은 자유진영 국가들은 미국을 제외하고 군비를 대폭 감축하였다. 얼마나 축소하였냐면 독일 같은 전쟁을 두 번이나 일으킨 나라도 자기들이 레오파르트 탱크를 한 달에 4대밖에 생산하지 않는 규모로 축소하였다. 영국, 독일, 불란서는 전투기와 탱크 그리고 군함을 함께 생산하자고 약속하고는 지금까지 몇 십년째 끌고 있다.

 

동방의 조그만 나라 우리나라가 불과 8.7조의 돈으로 20년 만에 KF-21 초음속 전투기를 단독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한심한 태도들이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런 행태를 보였던 자유세계 국가들에게 다음과 같은 몇가지 확실한 경고를 주었다.

 

첫째, 영토 확장 야욕은 절대로 사라진 것이 아니다.

둘째, 지나친 국가 간의 상호의존은 어느 땐가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누구나 짐작하듯이 러시아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쟁이다. 왜냐하면 푸틴의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자유세계 전체와 러시아의 단독 전쟁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러시아의 국방력이 종이호랑이 정도가 아니라, 청나라 말 중국과 별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전쟁은 얼마 후 끝나겠지만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식량의 20%를 수출하고, 유럽이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가 제공하기 때문에 춥고 힘든 계절이 당분간 지속 될 것이다. 그래도 선진국들은 여유가 있지만 근근이 살아가는 약소국들의 생활은 정말 비참해질 것 같아 더욱 걱정이다.

 

그러나 이런 세계분위기에 또 다른 불을 붙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시진핑 그 사람이다. 그가 3연임을 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영구집권의 시황제가 되었다. 그는 등소평의 도광양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너무 빠르게, 아직 자라지도 않은 이빨과 발톱을 드러냈다. 그에게도 그리고 중국에게도 매우 큰 불행이다. 세계 경제에는 온풍과 한풍이 동시에 작용하는 일이 될 것이다.

 

중국은 숫자상으로는 G2다. 미국 GDP의 80% 정도다. 소련이 냉전 시대 GDP 최고 수치가 미국의 41% 정도였던 것을 비교하면 확실히 높은 수치다. 무역량도 미국보다 70%나 더 많다, 중국은 확실히 대국으로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착한 국민들을 겁주고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 수출 100억불과 중국 수출 100억불은 하늘과 땅 차이다. 중국의 수출품은 액수는 많지만 값싼 저급품들이다. 값에 비해 품질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살 뿐이지 중국의 상품은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한 수출품』들이다. 때로는 제법 고품질의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들도 미국의 설계도에 따라 만든 제품이거나, 남의 설계도를 도둑질하여 만들 뿐이지 자체적으로 설계 생산한 상품이 아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중국의 화웨이다. 얼마 전까지 전 세계에 5G 통신장비를 가장 많이 수출하였고, 모바일 폰에서도 삼성을 뛰어넘어 댓수로는 세계 1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불과 3년 후 화웨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미국이 장비와 기술수출을 금해 버리자 순식간에 세계 시장에서 사라졌다. 중국 내에서만 겨우 존재하는 기업으로 변하였다. CATL과 BYD는 세계 최대의 밧데리 생산업체 또는 전기자동차 회사라고 한다. 숫자상으로 맞다. 그러나 주위에서 CATL이나 BYD 전기차를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의 세계 1위는 미국 또는 우리나라와 같이 전 세계 시장에 수출하여 이룬 결과가 아니다. 중국정부의 어마무시한 보조금과 외국상품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 그리고 애국판매를 통해 이루어진 『내수 위주』 모래 탑 위의 수치다.

 

지금 중국정부의 부채비율은 GDP 대비 280%다 (참고삼아 우리나라는 58%수준이다.) 지방 정부까지 합하면 얼마인지도 모른다. 아마 숨은 부채까지 더하면 발표된 수치의 10배 가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의 부채비율도 260%다. 그리고 일본 정부예산의 20% 가까이가 정부부채 원리금 상환에 사용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이 이자율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부채비율 하에서 0%대 이자율이 5~6%대로 오르면 일본과 중국은 곧바로 IMF 행이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은 약 엔과 약 위안화로 제 살을 깎으면서 견뎌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원화의 약세는 수출 증대로 나타나지만 일본은 제조업의 약화로 상품수지는 10년 넘게 적자다. 다만 지난 8,90년대 호황기 때 엄청난 해외투자를 하여 거기에서 오는 자본수지로 경상수지 전체는 흑자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통하지 않아 이제 일본은 경상수지도 적자다.

 

중국도 별반 나을 것이 없다. 시진핑의 헛발질로 반도체 산업은 칭화유니 조차 파산신고 상태이며, IT 산업, 알리바바, 텐센트, 부동산 시장(중국 GDP 30% 차지)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수출금지 조치로 수출 또한 어려운 상태다. 지난 시진핑 3연임 확정 후 위안화 가치는 지난 15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은 ① 미국과의 지속적 전쟁을 공언하였고 ② 상무위원 7명에 경제 관료는 하나도 없으며 ③ 늑대외교의 대표주자인 왕이 외교부장을 상무위원으로 임명하였고 ④ 중국몽을 지속하겠다고 말하였으며 ⑤ 내수위주의 독자발전을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어디에도 정상적인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발전 얘기는 없다.

 

하나하나의 내용이 모택동의 전술과 너무 유사하여 조금 놀랄 정도다. 그러면서 상무위원들과 함께한 연안여행(연안은 모택동이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승전보를 올리기 시작한 매우 의미 깊은 장소임)에서는 ⑥ 대만의 무력 침공 가능성도 노골적으로 내새웠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면 시진핑의 행동이 세계경제와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따져보자.

 

(참고로 IMF 구제 금융 가능성을 논하는 분도 있는데 그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두 국가는 IMF 구제대상이 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만침공 가능성’에 대해 말해 보겠다. 이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미국 전(前)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2027년 시진핑이 언급한 해 이전에도 대만침공이 가능하다고 말하였을 정도다.

 

그러나‘가능성과 실현성은 별개의 문제’다.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자. 우선 독재자의 경우에는 그의 성격과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을 분석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20차 전인대에서 시진핑은 직전 주석이었던 후진타오를 강제 퇴장시켰다. 그리고 반드시 참여해야 할 장쩌민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원로국가 체재인 중국에서는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 뜻하는 바는 이제 시진핑이 ‘중국원로들 조차도 더 이상 존경하지 않는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시진핑 파와 반(反) 시진핑 파(상해파, 공청단, 태자당의 일부)와의 싸움은 이제 격렬해 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시진핑이 사법기관과 IT 그리고 전자금융으로 그들의 목을 조인다 해도 마음속의 불만까지 없앨 수는 없다.

 

전통적으로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데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스탈린식의 무자비한 숙청, 경제발전 그리고 마지막은 국내관심을 해외로 돌리는 전쟁이다.

 

2022년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9%라고 한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믿기 힘든 수치다. 2분기 성장률은 0.4%였다. 상해 봉쇄조치와 수출 감소 등 어려운 대외경제 환경에서 3.9% 성장은 믿기지 않는다. 세계은행은 2022년 중국성장률은 잘해야 2.8%라고 추정했다. 어쨌든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학생들에게 직업을 주기위해서는 최하 6% 경제발전이 필요하다고 한다. 3.9%는 턱 없이 낮은 수치다. 지금 대도시에는 북경대학 박사출신 주차장 경비원이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시진핑의 반 시장정책은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화될 조짐이 크다. 즉 경제발전을 통한 국민들의 인심수습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또한 현재와 같은 중국제재 환경에서는 경제발전 자체가 순조로울 수 없다.

 

그러면 무자비한 숙청인가? 그럴 수 있다. 최상위 사람을 숙청하지는 않겠지만 바로 밑의 사람까지 손발을 잘라 버리는 것이다. 전 주석인 후진타오의 아들인 후하이펑이 205명의 중앙위원은 물론 171명의 후보위원에도 들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 시진핑과 가장 가까운 관계이며 경제통이었던 왕치산이 숙청된 것 등을 보아 이미 숙청작업과 토사구팽 작업은 시작된 것 같다.

 

그러면 남는 것은 전쟁이다. 푸틴 식의 외국 침략 전쟁은 힘들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자신의 오랜 공약사항이었던 대만의 무력 침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도 아마 이 점을 걱정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가능성과 실현성은 다르다고 본다. 전쟁은 승리하기 위해 벌리는 것이다. 지기 위해 벌리지 않는다. 전쟁에 지면 자신의 권좌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대만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자. 말라카 해협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에 수출입 되는 동북아 물동량은 반드시 대만 앞 바다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대만 주위 바다를 지나야 한다. 그런데 그 바로 앞에는 호주가 있고, 바다 건너편에는 미국이 있다. 그리고 대만 주위에는 수많은 자원보유국들이 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국방력으로 볼 때 이들 국가들은 중국에 비해 형편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대만은 미국 입장에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땅이다.

 

더욱이 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는 반도체 제1의 생산국이 대만이다. TSMC의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칩 제조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대만이 없다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상품을 제조할 수 없다. 당연히 대만은 미국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자산(?)이고 보호의 대상이다.

 

미국도 이런 대만의 반도체 기술력의 중요성을 알고 TSMC의 고급 생산능력을 미국으로 옮기라고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도 자국의 존재 가치를 하락시키는 공장 이전 행위를 결코 쉽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이다. 우리도 이 사실을 반드시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대만의 반도체 기술력이 미국에게 중요하다면 중국에게는 그보다 훨씬 더 탐나는 자산이다. 당연히 전쟁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군사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이 그런 군사력을 갖추고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여기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개전 초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쉽사리 정복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의외로 우크라이나가 너무 잘 버텨주었다. 물론 서방의 무기 도움도 있었지만 그밖에 다른 요인들이 서서히 그러나 명확하게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명분 없는 전쟁을 하는 러시아군의 사기도 문제지만 또 하나 중요 요소는 소련제 무기의 형편없는 품질이었다.

 

드론부터 순항 미사일과 마하 5 이상의 탄도미사일까지 방어 가능하다는 판치르-S2 방공시스템은 아주 저급한 터키의 아음속 바이락타르 드론에도 파괴되었다. 최신 탄도미사일은 보통 오차 범위가 보통 1~2m다. 그러나 러시아판 미사일은 4km 떨어진 엉뚱한 곳에 떨어졌다. 러시아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민간 아파트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품질이 형편없는 러시아제 미사일이 목표물과 너무 먼 곳에 떨어진 것이다. 3중 방어 장치가 되어있다는 카모프-52 헬기는 휴대용 대공 미사일인 제블린에도 격추되었다. 미그-27, 35 수호이-35 전투기도 형편없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러시아 무기의 품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중국의 무기는 어떠한가? 숫자는 매우 많다. 항공모함 3척, 젠 20 스텔스 전투기 등 다양하다. 그러나 중국 항공모함은 외해에 있는 시간보다 조선소에서 수리하는 시간이 더 많다. 200메터를 넘는 엄청난 길이인데도 동력장치는 디젤엔진이다. 원자력 추진이 아니다. 그런데 전자식 케타펄트로 이륙한다고 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런 디젤엔진의 출력으로는 전자적 추진으로 비행기를 이륙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더욱이 그들이 자랑하는 젠20 전투기는 카나드를 갖춘 모양이 절대로 스텔스기 일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소련제 엔진을 복사한 젠20 엔진은 러시아제 엔진의 80% 추력으로 이런 추력으로는 도저히 무기를 장착한 상태로 함상 이륙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중국항모에는 비행기들이 올라와 있지 않고, 항상 빈 상태 또는 불과 몇 대의 비행기만 실려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만약 정말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먼저 하고 최후에 해군력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만 해로(海路) 침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육로(陸路) 침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육지 전쟁은 평야 전반으로 펼쳐져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함대를 이용한 침공은 좁은 함정 안에 모든 무기와 사람이 갇혀있어야 한다. 미국 해군의 미사일 정확도는 불과 몇 메타 오차도 없다. 군함을 사용하는 대만 해상 침공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 양안전쟁 즉 우크라이나와 대만 두 전쟁을 동시에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양안전쟁의 뜻을 살펴보면 그리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양안전쟁을 좀 더 길게 부르면 『양안 전면 전쟁』이다. 우크라이나나 대만은 둘 다 전면 전쟁이 아니다.

 

그러면 중국이 대만을 정말 침공할까? 속단하기 어려운 난제다. 중국 입장에서는 특히 시진핑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차지하고 싶은 것이 대만이다. 그러나 대만이 미국의 비호 아래 있는 한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날카롭게 거의 전쟁이 일어날 듯이 보이는 『언어전쟁』으로 끝나거나, 또는 미국의 심지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국 코앞에 있는 마주섬과 진먼섬을 공격하는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속단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난제다.

 

대만 문제만으로도 원고 량이 너무 많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다음 주로 미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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