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탄생 90주년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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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탄생 90주년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사본 -01. 마크 패츠팰, 〈Chicken II 02〉에 사인하는 백남준, 1987.jpg

백남준아트센터_백남준 탄생 90주년_2022년 주요 전시 계획 발표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1월 11일(화) 기자간담회를 열고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2022년의 전시 계획과 주요 사업을 발표하였다.

 

오늘 나는 왜 내가 쇤베르크에게 관심을 보였는지 생각해본다. 그가 가장 극단적인 아방가르드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다면 왜 그의 ‘극단성’에 관심을 보였을까? 나의 몽골 유전자 때문이다. 몽골… 선사시대에 우랄 알타이 쪽의 사냥꾼들은 말을 타고 시베리아에서 페루, 한국, 네팔, 라플란드까지 […] 그들은 멀리 여행을 떠나 새로운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언제나 더 먼 곳을 보러 떠나야만 했다. (백남준,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 1977)

 

한 작가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것이 모두가 함께 나누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의 아방가르드 기상과 “백남준이 한다면”이라는 상상력으로 다채로운 전시와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백남준은 1977년 마흔다섯 번째 생일을 앞두고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라는 제목의 글과 음반을 발표한 바 있다. 백남준이 난 지 아흔 번째가 된 올해 백남준아트센터는 이 선언을 되살리면서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과감한 기획을 준비 중이다. 기술과 예술과 사람을 대하는 백남준의 다정한 태도를 환기하며, 백남준아트센터를 찾는 이들을 더욱 환대하고 찾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고자 한다.

 

백남준 탄생 90주년은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로 포문을 연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백남준의 비디오 아카이브를 물리적으로 소장하고 있으며, 이를 전시와 열람을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해 왔다.

 

2021년 스마트 미술관 사업을 통해 구축한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는 백남준아트센터의 비디오 아카이브를 웹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백남준의 기일인 2022년 1월 29일(토) 0시에 서비스를 공개한다. 이어서 3월과 7월에는 백남준의 끝없는 예술적 도전을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의 특별전을 개최하며, 백남준의 생일인 7월 20일에는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를 시작한다.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는 1977년 백남준이 발표한 LP음반의 제목으로, 여기에는 쇤베르크의 음악을 4배로 천천히 재생한 음원이 담겨있다. 원문인 “My Jubilee ist Unverhemmet”는 독일어와 영어가 섞여 있는 자유로운 백남준의 언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22년 백남준의 탄생 90주년을 맞이하여, 백남준이 사용한 ‘쥬빌리(Jubilee)’를 단순한 기쁨의 뜻을 넘어 ‘축제’로, ‘운베르헤메트(Unverhemmet)’는 ‘한계가 없다, 거칠 것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90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백남준을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라고 선언했던 끝없는 긍정의 모습으로 기억하고자 한다. 거칠 것 없는 백남준의 축제는 연극, 실험음악,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비디오 월, 멀티 비디오 프로젝션, 레이저 설치 등과 같이 무한히 확장하는 새로운 차원의 시공간으로 표상된다.

 

2022년 백남준아트센터 전시는 《바로크 레이저》(1994) 전시에 대한 오마주를 포함하여 〈삼원소: 원, 삼각형, 사각형〉(1997-2000), 〈시스틴 성당〉(1993)과 같은 환상적이고 신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대형 작업들을 통해 한계가 없었던 백남준의 예술적 도전과 즐거움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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