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커져가는 ‘브이글로벌’의 코인 다단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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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 커져가는 ‘브이글로벌’의 코인 다단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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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현금 투자하면 1년 안에 수익률 200% 보장한다며 투자자 유인 피해자 7만여 명, 확인된 피해액만 4조 원 육박. 경찰 수사 전국으로 확대된다.

 

“남편한테도, 자식한테도 말 못해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 같아요. 내 자신이 용서가 안 돼요.”

 

이영주씨(가명)는 올해 초 가상화폐 ‘브이캐시’에 2억 원을 투자했다. 자녀 결혼 비용과 대출금 1억 원을 끌어 모아 마련한 돈이었다. 운영하던 가게가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격하게 줄면서 힘들었던 이 씨에게 “투자만 하면 돈 벌 수 있다”는 말은 솔깃하게 들렸다. 현금 600만 원을 투자하면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상화폐 ‘브이캐시’로 1,800만 캐시를 지급하는 것이 기본 수익모델이었다. 1년 안에 수익률 200%를 보장한다는 말은 힘겨운 상황을 보내고 있던 이 씨에겐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브이캐시’에 투자한 날로부터 한 달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 씨가 투자한 ‘브이캐시’의 현금전환 지급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된 것. 투자 자금을 받은 ‘브이글로벌’에서는 곧 원래대로 서비스가 재개될 것이라 말했지만, 이후 현금으로 인출하는 길은 막혀버렸다. 이 씨는 “월세 내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지옥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경찰이 전국으로 수사를 확대하기 시작한 ‘브이글로벌’ 코인 다단계 사기의 피해자는 현재까지 7만여 명. 피해 금액은 4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4년 간 벌어진 가상화폐 범죄 피해 금액인 1조 7천억 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로 언급되는 일명 ‘조희팔 사건’을 넘어선 사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상화폐 투자 시장은 연일 뜨거웠다. 가상화폐 투자 시장에서 하루 동안 거래되는 금액이 30조원에 이르고, 투자자 수는 지난 1분기 기준 511만 명에 달했다. 대한민국 사람 10명 중 1명꼴로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가상화폐 투자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 지는 오래됐지만, 가상화폐 투자에 관한 정부 규제는 전무했다. 투명한 거래에 필요한 규제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가상화폐 투자 시장은 자연스레 자금 세탁, 시세 조작, 유사수신 등의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은행에 실명계좌를 등록하지 못한 거래소는 오는 9월 25일부터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규제책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책을 마련하지 않은 기간 동안 벌어졌던 거래소 사기 범죄에 말려든 이들은 어떤 피해 보상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취재 중 만난 많은 피해자들은 3배의 수익은 고사하고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처지에 처했지만, ‘브이캐시’ 값이 오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가상화폐 시장에 낀 거품이 어쩌면 ‘브이캐시’ 가격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PD수첩은 가상화폐 거래소 범죄 수사 중 역대급 규모로 커져가고 있는 ‘브이글로벌 사태’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의 허점을 추적한다. ‘4조원대 히트 코인, 브이캐시의 배신’은 오늘(8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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